“운전기사가 방화했다”…‘中 웨이하이 참사’ 어린이 사연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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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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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태경 의원 SNS 갈무리
사진=하태경 의원 SNS 갈무리
지난 5월 중국 웨이하이(威海)시에서 발생한 유치원생 통학차량 화재 참사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운전기사가 방화했다”고 결론 내린 가운데, 어린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누리꾼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국 웨이하이에서 차량 화재로 사망한 11명 유치원생 사연들이다. 가슴이 너무 아파 읽어 내려가지를 못하겠다”면서 지난달 25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리멤버차일드’(Rememberchild) 계정 글을 소개했다.

리멤버차일드 측은 “중국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참사로 세상을 떠난 어린이는 11명. 11명의 소중한 천사들”이라면서 “한 명 한 명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해달라. 김가은, 이상율, 김서진, 김현규, 박나연, 최명우, 정승빈, 이승현, 이지혜, 왕예박, 임연아.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눈물 없인 읽을 수 없다. 너무 어린 아가들이 어쩔 줄 모르고 두려움에 떨며 고통 받았을 생각하니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김** 씨)”, “그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는걸 알기에. 위로의 한 마디조차 건네기 쉽지 않다. 그저 이 아이들이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기만을 기원한다(김** 씨)” 등의 글을 남기며 안타까워했다.

다음은 리멤버차일드에 올라온 어린이들의 사연이다.

<김가은(女) 2013년 3월 9일생>
맨 처음 한국어가 안 돼서 보냈던 한국유치원. 밝은 아이었으나 겁이 많아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렸고, 눈이 커서 어딜 가든 사람들이 예뻐했고, 분홍색과 치마를 좋아했으며 토끼를 좋아해서 집에 토끼 인형이 많다. 집에 있으면 정리 정돈을 잘 했고, 뭐든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면 도와주길 꺼려했다. 근래 유치원을 가기 싫다고 했는데 투정으로만 생각하고 혼내고 차에 태운 게 이렇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엄마 아빠가 진짜 진짜 사랑하고 미안하다.

<이상율(男) 2014년 12월 10일생>
상율이는 의리가 있는 아이예요. 유치원에서 친구가 울면 등도 토닥해 주고 젓가락질 어려워하면 알려주는 친절한 아이예요. 그리고 매번 엄마가 차를 탈 때면 와서 문 열어주고 손을 내밀어 공주대접 해주던 매너 있는 아이였어요. 매번 유치원 버스를 타기 전, 내린 후에는 엄마 손을 잡고 배운 노래를 불러주며 신나해 하는 아이였어요. 속상해서 울 때도 왜 속상한지 얘기해주는 솔직한 아이였어요. 집 앞 놀이터에서도 중국말은 못해도 중국 친구들과도 신나게 놀 줄 아는 아이예요. 여느 아이처럼 초콜렛을 좋아하고 그 날 아침에도 안가겠다고 울부짖는 아이에게 초코렛으로 달래며 유치원 버스에 태웠어요. 상율이는 아빠 닮아서 수박 먹는 걸 좋아해요. 또 유치원 버스를 같이 타는 누나 형들 덕에 헬로카봇도 좋아해서 엄마 손목시계 차고 노래 부르며 너무 좋아하던 아이예요. 남동생이 있어 매일 동생 내려놓고 안아 달라고 때 쓰던 아이예요. 그래서 나중에 천국에 가면 엄마 아빠가 꽈악 안아주겠다고 누워있는 상율이에게 마지막 약속 했어요. 엄마 아빠와 상율이는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까요.

<김서진(男) 2011년 3월 25일생>
스마일맨! 언제나 웃음이 넘치는 아이.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고 넘치는 사랑을 받은 아이. 그래서인지 바닷 속 물고기부터 전 세계, 우주까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 5월 9일 아침에도 등원하는 버스에서 좋아하는 여자친구 옆자리에 앉아 밝은 미소를 지으며 떠나간 아이. 서진아 사랑해♥

<김현규(男) 2012년 9월 21일생>
우리 현규는 밝고 착하고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샐러드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형아를 따라서 레고 조립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항상 유치원에서 하원 할 때면 매일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찡합니다. 그래도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현규가 무척 좋아합니다. 중국에서 함께한 시간들 잊을 수 없고 지금 함께 할 수는 없지만 항상 엄마, 아빠, 형아 마음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있을게. 사랑하는 현규야.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고 있어. 나중에 현규 만나러 꼭 갈게. 우리 보고 싶어도 조금만 참자 현규야! 사랑해~엄마 아빠가~

<박나연(女) 2011년 9월 29일생>
아빠 엄마 기억속에 항상 밝고 웃음이 넘쳤던 천사.. 주변 삼촌 이모에게도 항상 유쾌함을 주고 사랑을 많이 받았던 천사.. 유치원에서 배운 사랑과 배려를 아빠에게 가르쳐준 천사.. 사고 당일 엄마 꿈에 나타나 10명의 친구 동생들 손을 잡고 “엄마 여기서 내가 제일 언니니까 동생들 잘챙길께”라며 배려와 사랑이 깊었던 나연이.. 나연아.. 너 같은 천사가 엄마 아빠 앞에 나타나 나연이가 엄마 아빠로 불러준 게 너무 고맙고 감사해.. 주변에 친구, 오빠, 삼촌, 이모들이 우리 나연이를 다시 볼 수 없게 되어 너무 슬퍼해.. 사랑스러운 나연아.. 우리 천사 나연이가 있는 천국에서는 나연이가 손잡고 같이 간 친구 동생들과 마음껏 뛰어놀고 행복해야해.. 아빠 엄마 예연이가 우리 나연이 너무 보고 싶지만.. 나연이도 우리 가족들이 너무 보고 싶겠지만.. 우리 가족이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매일 아빠가 기도할께요. 사랑해 나연아.. 너의 밝고 맑은 영혼을 언제나 기억하고 함께할게.. 그리고 아빠도 나연이에게 배운 사랑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갈게. 고맙고 사랑한다..

<임연아(女) 2012년 10월 1일생>
우리 연아는 평소에 잘 웃고 굉장히 낙천적인 아이입니다. 친구와 다툰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과자와 사탕을 좋아하고, 코코몽 애니메이션 보는 것을 좋아 했습니다. 연아는 꿈이 공주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 드레스와 치마 입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집에선 올챙이를 키웠고 밖에선 스케이트를 즐겨 탔습니다.

<최명우(男) 2014년 5월 28일생>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사랑스러운 아이였습니다. 낯가림도 없고 애교가 넘쳐 초면이던 구면이던 배꼽인사도 잘 하고 포옹도 잘 해주었지요. 우리 명우는 자동차를 너무나 좋아해서 차종별로 다 주의 깊게 살피며 갖고 놀았어요. 오이를 그냥 먹는 것을 좋아해서 밥상에는 늘 오이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명우는 유치원 다닌지 2개월 밖에 안 되었어요. 하지만 붙임성이 좋아 친구들을 너무 좋아했었고 또 친구들의 사랑 도 선생님들의 사랑도 많이 받았어요. 자가로 등원을 하다가 먼 등원 길도 친구들과 놀고자 통학차량을 이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탑승 첫 날 친구들과 함께 먼 여행을 떠났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명우가 하늘나라에 갔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습니다. 아직도 우리 명우가 엄마 아빠 옆에, 할머니 할아버지 옆에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우리 아이가 문을 열고 엄마 아빠 부르며 뛰어 들어올 것만 같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서면 쇼파 위에서 젖병을 빨고 있는 것 같은.. 명우야 너무 보고 싶어~

<정승빈(男) 2014년 4월 17일생>
승빈이는 중국말과 한국말을 다 잘하고 엄마말을 아주 잘 듣는 아이었습니다. 힘이 무척 쎄고 아주 건강한 아이었습니다. 밥, 우유, 빵 가리는 것 하나 없이 다 잘 먹었습니다. 우리 아들.. 승빈아 너무 보고싶어.

<이승현(男) 2011년 7월 9일생>
밝고 명랑한 우리 승현이는 배려심이 많고 착한 아이입니다. 수영을 잘 하고, 무술도 좋아합니다. 아빠가 놀아주는 시간이 없어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여행을 아주 많이 다녔고 2017년 5월 휴무 때 엄마와의 여행을 다녀 왔는데.. 그게 마지막 여행이 되다니.. 그림 그리기와 책읽기를 아주 좋아하는 승현이가 사고 당일 아침에도 그림을 그리고 있었으며 버스 올 시간이 다 되어 나머지 못 다 그린 그림을 저녁에 와서 그리기로 했는데 그 그림도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버렸습니다. 승현아! 하늘나라에서 못 다한 그림, 마저 그려서 엄마, 아빠한테 보내주렴.. 영원히 잊지 않을 거야. 사랑하는 우리 아들 이승현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해, 엄마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다음 생에 태어나면 꼭 엄마 아빠 아들로 태어나줘.. 승현이를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왕예박(男) 2011년 10월 6일생>
2011년 10월 6일 날 설렘과 축복 속에서 우리 예박이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25살인 엄마는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단다. 그러나 아토피 기침 폐렴 비염 때문에 약도 많이 먹고 닝길도 많이 맞고 한약도 수 없이 마셨지, 어린 나이에도 약 먹으면 빨리 낫는다는 그 말 한 마디에 쓰디쓴 한약을 꿀꺽 잘도 마시고 야채도 잘 먹고.. 스키, 인라인스케이트, 무술, 축구, 모든 운동도 참 잘하고 즐겨했습니다. 공룡과 로켓 ,레고, 메카니몰에 대한 무한사랑을 가진 예박이. 예박이의 변하지 않는 3가지의 꿈은 공룡연구가와 로켓 타고 우주 여행하는 것 그리고 수영 선생님이였어요. 성격은 아빠 닮아서 밝고 착하고 장난기도 많은 우리 사랑스런 예박이. 동물 새 벌레도 좋아하고 개미들은 사람들한테 밟힐세라 걱정하는 마음 따뜻한 우리 예박이. 발도 크고 엉덩이는 또 어찌나 통통한지 그것 또한 자랑거리였죠. 내 새끼라 그런지 어디하나 나무랄데가 없는 소중한 내 자식. 매일 엄마보고 배가 크다고 배 속에 애기 있냐고, 빨리 동생 낳아달라고 보채던 너에게 “엄마는 우리 예박이 하나면 충분해”라고 너 하나만 후회 없이 잘 키워줄 거라고 다짐했던 그 순간들.. 사탕 과자 먹으면 기침을 해서 먹으면 안돼요~ 아이스크림 먹으면 감기 걸려서 안돼요~ 불량 식품 먹으면 몸에 해로워서 안돼요~ 물도 많이 마셔야 돼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요.. 이런 잔소리에도 우리 예박이 잘도 따라줬죠~ 물론 속상해서 닭똥 같은 눈물도 흘렸지만.. 늦은 저녁 한창 친구들과 밖에서 숨박꼭질 하며 놀고 있는 너를 억지로 데리고 집에 가면 눈물을 흘리면서 조금만 더 놀게 해달라고 애원하던 그 모습 잊혀지지 않는구나.. 조금 더 원 없이 실컷 놀게해줄 걸. 휴일에도 유치원에 가기만을 기다리던 예박이.. 사도사도 또 사고 싶은 메카니몰. 이제 와보니 더 많이 사줄 걸, 원 없이 해줄 걸.. 애지중지해서 키운 우리 자식 내 새끼.. 아침에 눈 뜨는 순간 그 공허함.. 안고 싶은 심정... 보고 싶은 슬픔... 하루를 또 어떻게 지낼까 두려움부터 나타나는 나의 심장... 눈 뜨면 한숨만 나오고, 눈 감으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베게를 적시고.. 오후 4시만 되면 내 금쪽같은 새끼가 유치원에서 올 시간인데 하고 기다리는 그 마음 이제는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 못할 내 새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는 내 새끼.. 모기한테 물려도 아까운 내 새끼.. 자그만 한 일에도 자랑하고픈 내 새끼.. 발의 땀 냄새마저도 향기로운 내 새끼.. 아침마다 빨리 입어, 빨리 준비해, 빨리 신발 신어.. 빨리 가자, 빨리 걸어 ,빨리 빨리 빨리가 너를 이렇게 빨리 이 세상에 떠나게 했는지 죄책감은 또한 그칠줄 모르고.. 이틀 동안 자기 전에 미역국 먹고 싶다고 하는 너에게 알았어~ 해줄게라는 약속을 지켜주지 못하고 그 이튿날 그렇게 갈 줄이야.. 이젠 미역국만 봐도 미안함과 죄책감이 쏟아지네요. 너가 가기 전날 엄마가 예박이 혼내서 눈물 뚝뚝 흘리던 그 때 “왜 울어?”하니 “슬퍼서” “왜 슬퍼요?” 그러니 너가 그랬지 “엄마가~ 내 마음 몰라줘서 슬퍼요”하며 훌쩍훌쩍 눈물을 흘리던 너에게 또다시 미안해서 굳은 다짐을 했죠.. 혼내지 말자. 더욱더 자기 전에는 좋은 꿈을 꿀 수 있도록 혼내지 말자... 그 다짐을 실천할 기회도 주지 않고 떠났구나..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의 보송보송한 살을 어루어만질 수도 없이 새까맣게 타버린 내 아들 그 순간의 고통, 아픔, 공포스러움이 얼마나 힘들었겠니... 얼마나 아팠겠니... 얼마나 엄마 아빠를 찾았겠어... 찾고 찾아도 숨도 쉬기 힘든 어두운 곳에서 울음소리뿐인 너희를... 그 고통을 하늘에서 봤는지 밝고 맑은 공기가 있는 곳으로, 또한 아픔도 슬픔도 고통도 없는 편안하고 행복한 세상으로 데려갔나보구나... 그 곳에서 먹고 싶은거 마음껏 먹고 하고 싶은거 마음껏 하고 친구들과 동생들과 행복하려무나. 내 사랑, 내 아들아, 안고 있어도 안고싶은 내아들아. 아빠 엄마가 영원히 사랑하고 잊지 않을 내 아들아 보고싶구나.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어느 신선인들 우리의 11명 아이들을 좋은데로 데려다 주실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너로인해 행복했고 너로인해 슬프고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할 너를 위해 다시 행복할 것에 기도드립니다. 이제는 다시는 그 행복 놓치고 싶지 않아요. 소중한 내 자식 내 아들 예박아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11명 우리의 사랑스런 천사들, 잘 있으면 잘 있다고, 엄마 아빠 꿈에 나타나서 뽀뽀라도 해주렴♥

<이지혜(女) 태명(팬더) 2014년3월10일생>
한국 중국말을 다 잘하고요. 동물하고 꽃을 너무 좋아합니다. 그리고 노래하고 춤 추는 것도 좋아하고요. 음식은 된장찌개 계란찜 떡볶이 생선구이.. 과일은 수박 방울토마토 황도 딸기를 좋아했어요. 아빠 엄마가 안 된다고 하면 절대로 안 해요. 아빠 팬더 이거하면 되요 안 되요 저한테 항상 물어보고 했어요. 하늘에 별도 좋아했습니다. 제가 식당을 하다보니 태어나서 한번도 한국에 데리고 못 갔어요. 제가 말해요. 팬더 아빠 고향 어디야? 아빠 고향 한국 이렇게 말하던 애기랍니다. 사고 나기 며칠 전에 엄마하고 외할머니하고 꽃구경 갔다 왔어요. 저는 가게 때문에 같이 못 갔습니다. 나중에 동물원 가기로 약속했는데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었네요. 중국에 살면서 다문화 가정의 아이지만 나름대로 한국 말과한국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먼 거리를 아빠의 욕심으로 보낸 유치원인데 우리 딸한테 너무 너무 죄스럽습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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