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빛가람도시 직원들 ‘삶의 만족도’ 낮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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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여건 열악해 2명중 1명 “혁신도시 떠나고 싶다” 응답
문화여가시설 불만 가장 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전남 나주 빛가람도시의 정주 여건이 열악해 주민 두 명 중 한 명은 한때 나주를 떠나고 싶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에 입주한 이전 공공기관 직원 상당수는 삶의 만족도가 낮은 탓에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빛가람동 주민 2만6671명 중 표본수 1113명(기존 주민 588명, 이전기관 직원 525명)을 대상으로 정주 여건 만족도 대면 및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 조사 결과는 광주전남연구원이 발간한 ‘광주전남연구’에 ‘빛가람혁신도시 교육발전 과제 및 협력 방안’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조사 결과 대상자 중 55.1%가 혁신도시를 떠나고 싶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변 지인에게 혁신도시 이주를 권한다는 응답은 19.4%에 그쳤다. 정주 여건 불만족은 이전기관 직원들이 가족을 얼마나 데려왔는지에 대한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이전기관 직원의 거주 인원수는 1명이 35.8%였으며 2명 14.6%, 3명 29.6%, 4명 17.3%로 나타났다. 이전기관 거주 가족의 경우 부부와 자녀는 26.1%에 그쳤다.

향후 가족 전체가 이사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은 15.3%에 그친 반면 부정적인 답변은 64.4%에 달했다. 가족 이주 의사가 있는 주민 중 33.0%는 빛가람동이 비교적 정비될 것으로 보이는 3년 이후를 생각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정주 여건이 나쁜 이유로 편의시설 부족을 꼽았다. 편의시설 만족도 조사에서 불만족은 38.2%였고 매우 불만족도 23.4%에 달했다. 스포츠, 영화, 도서관 등 문화여가시설에 대한 불만족은 39.4%였고, 만족한다는 주민은 4.5%뿐이었다. 문화여가시설에 대한 불만은 이전기관 직원 사이에서 더욱 컸다. 직원 중 43.7%가 문화여가시설이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영·유아 보육 여건(어린이집, 유치원)에 대한 불만도 컸다. 조사 대상자 중 29.7%는 만족하지 못했고 15.4%는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학교, 학원, 특수목적고 학령기 자녀 교육 여건도 열악해 불만족 37.0%, 보통 28.6%, 매우 불만족 21.4% 순이었다. 병원과 약국 등 실생활에 필요한 의료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교통 여건에 대한 불만도 컸다. 의료보건시설에 대해 72.7%가 불만을 털어놨다. 교통 여건도 69.3%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시급하게 확충해야 할 시설로 의료보건시설(27.4%), 학원교육시설(12.3%), 도로교통시설(11.2%), 공원시설(2.3%) 등을 꼽았다.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악취 문제 (37.8%), 공사장 소음(19.9%), 공사장 분진(18.4%), 범죄 예방 치안 유지(12.3%), 상수도 탁수 문제(8.9%) 등을 지적했다.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개선 사항으로 명문고 설립(18.5%), 특목고 설립(17.2%), 우수 교사진 확보(14.6%), 광주와 혁신도시 공동학군제 운영(12.8%) 등을 제시했다.

김현철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주민들의 정주 여건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44.7점에 그쳤다”며 “교육 여건에 대한 불만이 큰 만큼 에너지 관련 특성화고와 국제전력대학원 등 전문 고등인력 양성기관 설립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나주 빛가람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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