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세 노모 봉양한 70대 할아버지 효행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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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 이봉광씨 국무총리표창

“거참, 별로 잘한 것도 없는데 시청에서 상을 받으러 오라고 하네요.”

102세인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해 온 70대가 효행상을 받는다. 주인공은 제45회 어버이날을 맞아 국무총리표창을 받는 경남 사천시 선구동 이봉광 씨(78·사진).

이 씨는 1965년 아버지가 별세한 이후 부인 정말녀 씨(76)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1990년대 들어서는 통장을 맡고 청년회 일을 돌보면서 이웃 주민을 위한 봉사도 마다하지 않았다. 마을기금으로 어른들이 관광에 나서면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장소를 물색하고 식당도 알아보는 살림꾼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마을 경로당을 찾아 불편함이 없는지를 살폈다. 어른들이 여가생활을 하도록 노인대학이나 각종 강좌도 소개했다.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혼자 사는 어른들을 파악해 행정관청에 연락도 했다. 마을 청소도 한동안 그의 몫이었다.

딸부자인 그는 1남 6녀를 잘 길러 사회에 진출시켰다.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 손자들은 어버이날을 앞두고 지난 주말 고향에 들러 음식을 대접하며 인사를 하고 갔다. 이 씨는 7일 “그냥 어머니 모시고 가족들과 별 탈 없이 살아왔다”며 “무슨 상을, 왜 주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이웃이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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