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도내 모든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모든 각급 학교에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하고 측정 결과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공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음 달 출범하는 새 정부에는 국가측정망의 전면 확대도 요구한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박 교육감은 20일 오전 제2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최초로 모든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해 9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설치하는 학교는 단설유치원 24개, 초등학교 520개, 특수학교 9개, 직속기관 20개, 시군 교육지원청 18개로 모두 591개다. 사립유치원과 중고교는 희망하면 차례로 설치해준다.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2억7300만 원. 1개당 월 임대료를 3만8500원으로 계산했다.
정대수 환경교육담당 장학사는 “지난해 130일 동안 간이 측정기를 도내 일부 학교에 설치해 나온 자료와 국가측정망 자료를 비교한 결과 과학성, 신뢰성뿐 아니라 경제적 타당성도 높았다”며 “대만은 모든 학교에 이 제품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르면 내년 말 경남지역 1300여 개 모든 학교에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세먼지 측정 결과는 스마트폰 앱에서 실시간 공개한다.
박 교육감이 미세먼지 대책에 소매를 걷은 이유는 기존 국가측정망으로는 고속도로나 공단 근처의 공기 질이 열악한 학교의 대기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경남 고성의 한 초등학교는 삼천포 화력발전소에서 2㎞ 떨어져 있지만 약 20㎞ 떨어진 사천읍 소재 국가측정망 자료를 참고했다. 고속도로 주변에 위치한 도내 학교 수십 곳도 멀리 떨어진 국가측정망 데이터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도교육청은 미세먼지 대응도 학교에 설치된 측정기 수치를 참고하기로 했다. 수치가 높은 날은 야외 체육수업과 아침 달리기를 자제하도록 권고한다. 세계보건기구의 초미세먼지(PM2.5) 기준 ‘나쁨’은 25㎍/㎥ 이하로 우리나라보다 2배 높기 때문에 26㎍/㎥ 이상인 날은 KF(Korea Filter) 80 이상의 마스크를 쓰고 등하교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KF 80 이상은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한다는 의미다.
박 교육감은 “국가측정망을 보완해 학생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모든 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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