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가까이서… 한번이라도 더 봐야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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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 유족들 인양현장 다시 방문

“아침에 일어났는데 문득 보고 싶었어요.”

26일 오전 10시, 미수습자인 경기 안산시 단원고 조은화 양의 어머니 이금희 씨(48)는 다시 배에 올랐다. 75시간 바다 위에서 생활하다 인양 성공 소식을 듣고 전날 전남 진도군 팽목항으로 돌아온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다. 애초에 계획도 없었다. 이 씨는 “엄마가 안 가면 은화가 서운해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배에 탄다”고 말했다.

이 씨를 비롯해 미수습자 가족 5명이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말린’에 거치된 세월호를 500m 앞에서 보려고 배에 올랐다. 전날 세월호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 탓도 있었다. 이 배는 선체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와 컨소시엄을 맺은 오션C&I사가 제공한 지원선이었다. 미수습자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부인 유백형 씨(56)는 “세월호 가까이만 가면 눈물이 나지만 꼭 봐야 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원선에서 본 화이트말린 위 세월호는 곳곳이 상처투성이였다. 선미(船尾)의 찌그러진 난간과 철제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선수(船首)엔 인양 와이어가 기다란 흠집을 냈다. 가족들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지원선이 세월호를 크게 한 바퀴 돌고 팽목항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가족들의 시선은 맹골수도를 떠나지 못했다.

팽목항으로 돌아온 가족들은 목포신항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수습을 맡았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팽목항을 찾아 이들을 위로했다.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던 이동식 조립주택은 이르면 27일 목포신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진도=신규진 newjin@donga.com·이호재 기자
#세월호#수습#유병언#미수습#유족#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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