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이 조합원 시절인 2015년 2월 서울 서대문구 맥도날드 연세대점 앞에서 열린 맥도날드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당시 알바노조는 맥도날드의 임금 및 시간 꺾기, 부당 해고 문제 등을 공론화하면서 아르바이트생의 열악한 처우를 널리 알렸다. 동아일보DB
알바노동조합이 새로운 임원을 선출했다. ‘내 일상을 바꾸는 노동조합, 알바노조’를 슬로건으로 낸 나와 강태이 후보가 각각 위원장과 사무국장에 선출됐다. 나와 강 사무국장은 모두 아르바이트를 하다 알바노조를 만나고, 활동을 시작하게 된 ‘알바노동자’이다.
‘나는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데 왜 내 가치는 고작 4860원(당시 최저임금)이지?’
나는 맥도날드에서 알바를 하면서 이런 의문이 생겼고, 알바노조 활동까지 시작하게 됐다.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강제로 퇴근시키고, 휴업수당도 주지 않는 ‘시간 꺾기’에 대해 알바노조와 함께 문제를 제기했다. 200도에 가까운 기름을 다루는데도 안전 장비 하나 없이 일회용 장갑만 지급하는 문제, ‘17분 30초 배달’ 문제, ‘45초 햄버거’ 문제들이 포함됐다.
세상에 문제를 제기하니 세상이 조금씩 바뀌었다. 꺾기 관행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 “최저임금 챙겨 준다고 무조건 좋은 사업장은 아니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이런 흐름을 타고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들이 함께 모여 한국 최초의 ‘맥도날드 노조’까지 만들 수 있었다. 맥도날드 노조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캠페인을 하며 사측과의 단체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나 혼자였다면 절대 이루지 못했을 성과다. 불합리한 관행을 혼자 이야기하면 무시당하기 일쑤다.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으로 취급받거나 해고를 당하기도 한다.
함께해야 한다. 지난해 알바노조는 유명 생과일 주스점 ‘쥬씨’의 외모 차별 구인 공고에 대해 항의하는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렇게 함께하니 본사 직원들이 찾아와서 시정을 약속하며 사과했다. 이처럼 함께 이야기하면 세상은 조금씩 바뀐다.
올해도 알바노조는 많은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 함께 최저임금 1만 원을 외치고, ‘대기업 꼼수’ 근절을 외치겠다. 알바노동자, 비정규직,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임차 상인, 청소년, 빈민, 그리고 시민과 함께 거리에서 ‘최저임금 1만 원’을 외치겠다. 시간 꺾기와 임금 꺾기(근로시간을 15분 또는 30분 단위로 계산해 초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꼼수) 피해자들을 모아 다 같이 진정을 넣어 사회에 알리고, 꺾기 관행을 없앨 것이다.
그렇게 일상을 조금씩 바꿔 나가겠다. 더디지만 알바노조의 주장대로 사회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세상을 바꿔 나가는 길에 많은 알바노동자들이 함께하길 부탁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