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하나 아니면 셋… 둘만 낳는 가정 줄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9일 03시 00분


출생아 감소율 20년새 32.3%… 둘째 감소율은 가장 큰 40%


둘째가 줄고 있다. 오히려 셋째 이상 자녀보다 둘째 자녀 수 감소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복지포럼 1월호의 ‘인구 및 출산 동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년간 출생 순서별 출생아 수가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둘째 출생아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1997년과 2015년 가임여성인구(15∼49세) 1000명이 낳은 아이의 수를 출생 순서별로 비교한 결과, 첫째 아이는 24.5명에서 17.9명으로 26.9% 감소한 반면 둘째 아이는 21.4명에서 13명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셋째 이상 아이는 4.9명에서 3.3명으로 32.2% 감소했다.

전체 출생아의 감소율이 50.8명에서 34.4명으로 32.3%인 것을 감안하면 둘째 아이의 감소가 전반적인 출산율 저하를 주도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005년과 2015년 사이에는 출산율이 다소 올랐는데, 이때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비교해도 첫째와 셋째 이상의 출생아 수가 7.5% 증가한 것에 비해 둘째 출생아 수는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둘째의 감소율이 가장 높은 것은 출산 시 느끼는 부담감이 둘째에 이르러 가장 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서울에서 5세 딸 한 명을 키우는 회사원 김모 씨(43)는 “내 아내도 그렇고 많은 여성이 30대 중반에 결혼해 둘째를 낳으려고 하면 어느덧 40세 전후가 된다. 그쯤 되면 낳고 싶어도 신체적 조건은 물론이고 경제적 형편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보고서도 여성의 결혼 연령이 늦춰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1997년에서 2015년 사이 주된 가임여성(25∼34세) 수는 약 420만6000명에서 339만6000명으로 19.3% 줄었는데, 여성 초혼 건수는 38만6586건에서 25만1477건으로 34.9%나 줄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대책기획단장은 “앞으로의 출산율은 30대가 좌우할 것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30대 후반과 40대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여전히 법률혼에 의한 출산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만혼 대책을 강화하고 취업여성 다자녀 출산에 장애가 없도록 일·가정 양립 방안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출산#감소#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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