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과 함께 5조 원대 유사수신 사기 범행을 한 조희팔 조직 2인자 강태용 (55)에게 법원이 징역 22년과 추징금 125억 원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기현 부장판사)는 13일 사기, 횡령, 뇌물공여,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강태용에게 징역 22년과 추징금 125억원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조희팔과 공모해 상습 사기 범행을 한 점이 증거로 볼 때 입증되고 피해자가 7만여 명에 이르는 등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초대형 재산 범죄를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건국 이래 최대사기’ 사건이라고 불리는 조희팔 사건은 조희팔 조직이 지난 2006년 6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대구 등 전국에 세운 24개 유사수신 법인을 이용해 건강보조기구 대여업 등으로 고수익을 낸다며 7만여 명을 상대로 5조715억 원을 끌어모은 사건이다.
당시 조희팔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조희팔, 강태용 등 핵심 주범들은 2008년 말 중국으로 밀항했고 경찰은 이들을 계속 추적했다. 이후 2012년 5월 경찰은 조희팔이 2011년 12월 19일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나 피해자 단체는 “조희팔이 중국으로 건너가 수사기관을 따돌리기 위해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꾸민다는 시나리오가 짜여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지검 형사4부는 지난해 6월, 조희팔이 2011년 12월 18일 중국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 시의 한 호텔 지하 가라오케에서 내연녀 등과 술을 마신 뒤 호텔 방으로 간 이후 구토를 하며 쓰러졌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19일) 0시 15분경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고 최종 발표했다. 하지만 검찰의 사망 결론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조희팔 생사 논란이 불거졌다. 조희팔은 공소권 없음 처분됐다.
조희팔의 최측근이었던 강태용은 2006년 검경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검찰과 경찰 내 인맥을 동원해 사건 무마를 시도했다. 당시 조희팔 사건을 담당했던 대구지검 서부지청 김광준 차장검사 (54)와 오모 서기관 (54)이 18억 원이 넘는 뇌물을 받았다가 구속됐다. 그는 또 2007년과 2008년 3차례에 걸쳐 조희팔 사건 수사를 담당한 정모(41·구속 기소) 전 경사에게 2억 원을 건네고 수사정보 등을 빼내기도 했다.
강태용은 2015년 10월 중국 장쑤(江蘇) 성 우시(無錫) 시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검거됐고 같은 해 12월 국내로 송환됐다. 이후 대구지검으로 압송된 강태용은 ‘조희팔이 죽은 것을 직접 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직접 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2011년 12월 겨울에 죽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강태용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하면서 “조희팔 조직의 최상급 책임자로서 범행의 사안이 무겁고 죄질이 나빠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7만 명이 넘는 피해자들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가족이 해체되고 목숨을 잃었는데도 장기간 해외로 도피하고 수사를 맡은 공직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피해 회복에 노력이 없었다”며 “피고인으로 인해 발생한 우리 사회의 경제적 손실도 크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판결로 조희팔 사건에 대한 핵심 주범 및 가담자, 조력자 등 대부분이 일차적인 사법처리를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주범 조희팔의 사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피해 액수가 워낙 커 피해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사당국이 찾아낸 범죄 은닉재산 공탁금 950억 원도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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