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최순실, 정유라 재학 고교서 교사에 폭언·압력…“너 잘라버리는 거 일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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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16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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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고등학교 출석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청담고에 대해 감사를 하기위해 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동아일보 DB
10월 31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의 고등학교 출석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청담고에 대해 감사를 하기위해 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동아일보 DB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가 재학했던 청담고 등에서 ‘학사 농단’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청 감사 결과 정 씨는 최 씨의 금품 증여와 외압 속에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학사관리와 성적관리 특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는 규정을 어기면서 대회 출전 등을 이유로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행평가에서 만점을 받고 교과우수상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시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씨가 졸업한 청담고와 선화예술학교를 상대로 벌인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씨의 고교 졸업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청담고 감사 결과 정 씨가 국내 대회에 참가한다는 대한승마협회 공문을 근거로 공결(결석을 출석으로 인정)처리를 받은 기간에 해외로 무단 출국하거나 학교장 승인 없이 대회에 참가한 사실이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무단 결석을 출석으로 처리한 날짜는 고교 3년간 최소 37일. 특히 고교 3학년 때 정 씨가 실제로 등교했다고 볼 수 있는 날은 17일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회 출전이나 훈련 등을 이유로 공결 처리를 받을 경우 보충학습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데, 제출이 확인되지 않는 날은 3학년 때만 141일에 달했다.

‘학교 체육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학생의 대회 참가는 4회로 제한돼 있지만 정 씨는 2012년 7회, 2013년 6회 전국대회를 참가했으며, 학교장 승인 없이 5개의 대회를 무단 출전하는 등 규정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성적 처리도 비상식적이었다.

청담고는 정 씨가 대회 참가 등을 이유로 결석한 날에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한 것으로 허위 기재하고, 정 씨가 체육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수행평가 점수에 만점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동급생들이 이의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이를 무시하기도 했다. 정씨는 부당 처리된 성적을 바탕으로 2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 교과 우수상을 받았다.

최 씨가 교원에게 금품(돈봉투)을 증여한 사실을 밝혀냈다. 시교육청은 한 교사로부터 다른 교사 1명이 최 씨에게 금품 30만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받았고 당사자도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최 씨는 이밖에도 최소한 2차례 더 교원에게 금품 증여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 씨는 당시 배우자(정윤회)를 거론하며 교사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밝혀냈다.

시교육청이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최씨는 체육특기담당 교사가 지난 2013년 5월 정씨의 대회 참가가 4회로 제한됨을 안내하자 ”너 거기서 딱 기다려, 어디서 어린 게 학생을 가라 말아야”라며 학교로 찾아왔다.

최씨는 당시 이 교사가 강당에서 수업 중이었음에도 학생들 앞에서 “야 너 나와 봐”라며 “어린 것이 어디서 기다리라 마라야”라며 1분간 폭언을 하고 수업을 방해했다.

최 씨는 이후 동료 교원들 앞에서 이 교사를 향해 30분이 넘도록 “너 잘라버리는 거 일도 아니다. 학생의 꿈을 꺽는 것이 교사냐? 지금 당장 교육부당장에게 가서 물어보겠다. 너 까짓게 감히 학생에게 학교를 오라 마라 하느냐”고 폭언했다.

또한 최 씨는 2주 후 학교를 찾아와 2학년 담임교사에서 “애 아빠(정윤회씨)가 이 교사(체육 담당 교사)를 가만히 안 둔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최 씨는 교직자들에게 금품 증여를 수차례 시도했고 수업중인 교사에게 안하무인격의 폭언을 퍼부었다. 유사-권력자 행세를 가장 부박한 방식으로 매우 노골적으로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소불위의 금력과 권력을 자랑하는 최 씨의 로비, 압력, 폭언 앞에서 아무런 힘도 배경도 없는 학교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교사와 학교와 교육이 짓밟히고 유린당했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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