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차은택 인천공항 도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8일 2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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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60·구속)와 더불어 문화계의 각종 이권사업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CF감독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7)이 8일 오후 9시 53분경 동방항공 MU2043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차 씨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출발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밤 늦게 차 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해 비선 실세 최 씨와 함께 미르·K스포츠재단을 전횡하고 문화 관련 인사에 개입한 의혹 등을 광범위한 조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이미 차 씨의 혐의를 상당수 밝혀낸 상황이다. 검찰은 차 씨의 가족 계좌, 차 씨와 관련된 4곳의 법인계좌를 압수수색해 자금 흐름을 파악한 상태다.

차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영상물 제작 업체 아프리카픽쳐스에서 회삿돈 약 7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과 공모해 포스코그룹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혐의로 구속된 안 전 수석과 차 씨가 공범 관계라는 뜻이다.

차 씨가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낼 때 수천억 원대 예산을 주무른 과정도 수사로 밝혀야 하는 대목이다. 차 씨가 주도한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은 2014~2019년 7000억 원대 예산이 책정됐다. 지금까지 1000억 원이 집행됐고 이 과정에서 차 씨 측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차 씨와 연관된 업체가 정부 사업을 수주할 때마다 사업비가 기존 예산보다 큰 폭으로 오른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2015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 사업의 경우 한국관광공사는 시공테크와 62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가 얼마 후 사업비를 100억 원으로 올려줬다. 여기서 한국관 전시 감독을 맡은 사람이 차 씨였다. 검찰은 사업 과정에서 오른 사업비 중 일부가 차 씨에게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차 씨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쫓는 거 외에도 인사 개입과 관련한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차 씨의 대학 은사였던 김종덕 홍익대 교수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됐고, 차 씨의 외삼촌인 김상률 교수는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광고감독 시절 인연을 맺은 제일기획 임원 송성각 씨(58·체포)는 차관급 대우를 받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올랐다.

배석준 기자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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