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영업 비밀 해외 유출한 일당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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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의 차량 설비도면 등 영업 비밀을 해외로 빼돌린 협력업체 직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A사 대표 박모(59)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차례에 걸쳐 자사 사업수주를 위해 현대기아차의 영업비밀을 인도 및 러시아 자동차 회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과거 협력업체 자격으로 현대기아차로부터 받은 영업비밀을 사업이 끝난 뒤에도 그대로 갖고 있었다. 협력업체는 차량 제작을 위해 이 문서들을 갖고 있었다 하더라도 해당 사업이 끝나면 폐기해야 하지만 A 업체는 몰래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 씨 등이 유출한 내용은 차량이 최고 성능과 경제성을 갖출 수 있는 기준인 '차체 검사기준서'와 자동차를 제조할 때 사용되는 특수설비인 '지그' 설비도다. A 업체는 2014년 5월 인도의 자동차 제조업체 마한드라그룹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지그 설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보관 중이던 현대기아차의 지그 기술표준을 독자기술인 것처럼 명칭만 살짝 바꿔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5월 러시아 자동차 회사 UAZ의 프로젝트 수행 중 또 다시 현대기아차의 지그 설비도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경찰은 "이들이 유출 행위를 감추기 위해 회사 인터넷 서버를 이중화하고 수시로 서버를 감추는 등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행위로 인해 현대기아차가 입은 경제적 피해는 118억 원 규모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정동연 기자ca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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