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해경교육원 ‘바다의 파수꾼’으로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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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수에 둥지후 현장중심교육, 구조잠수훈련장 등 훈련장 9곳 운영
소외계층 지원 등 동반성장에도 한몫

전남 여수로 이전한 지 3년이 된 해양경비안전교육원은 세계 각국 해상치안간부들이 감탄할 정도로 현장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최고 수준의 해양종합훈련시설이다. 해양경비안전교육원 제공
전남 여수로 이전한 지 3년이 된 해양경비안전교육원은 세계 각국 해상치안간부들이 감탄할 정도로 현장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지는 최고 수준의 해양종합훈련시설이다. 해양경비안전교육원 제공
 ‘거친 파도를 헤치고 바다를 지켜라.’

 2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남 여수시 오천동 천성산(422m) 자락. 228만 m²의 드넓은 땅에 건물 30여 동이 자리했다. 본관 표지석에는 ‘해양강국 백년대계’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곳은 해양강국 한국의 꿈이 담긴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교육원이다.

 1953년 설립된 해경은 60년 동안 신임 직원들을 이론만 가르친 뒤 바다로 내보냈다. 불법조업 중국 어선 단속부터 해양 구조, 해양오염 방제작업 실무를 현장에서 배웠다. 하지만 해양경비안전교육원이 2013년 11월 11일 여수에 둥지를 틀면서 현장 중심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해경교육원은 구조잠수 훈련장, 선박 모의운항 훈련장, 무도장 등 훈련장 9곳을 운영한다. 구조잠수 훈련장은 밤바다에 3m 높이의 파도가 밀어닥치고 강풍이 부는 극한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해경 직원들에게 힘든 구조작업을 체험하게 한다. 무도장에서는 방패 등을 들고 불법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실전 무도 훈련을 시킨다.

 해경교육원은 2년 동안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의 해상치안 간부 53명을 교육했다. 해경교육원은 이전 3년 만에 미국 해안경비대 관계자들이 감탄할 정도로 세계적 해양종합 훈련시설로 도약하고 있다.

 해경교육원은 바다를 지키는 신임 해경 직원들을 1년 동안 교육하는 것이 기본 임무다. 특히 신임 직원들에게 실습훈련을 40% 이상 강화해 함정 운용, 응급처치, 해상 인명구조 등을 교육한다.

 함혜현 교육지원과장(42·총경)은 “신임 직원들이 인명구조 자격증, 해기사 5급, 동력수상레저면허 등 자격증 3개를 따도록 해 현장 대응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해경교육원은 일선서 서장들이 부임하기 전에 해양조난 상황 때 느낄 공포를 경험하고 구조하는 훈련도 시킨다. 해경교육원에서 이런 현장 중심 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1만7203명에 달해 해경의 대응 능력이 쑥쑥 커지고 있다.

 해경교육원은 국내 유일 현장 중심 해양안전 교육시설이다. 해경교육원은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국민을 위한 해양안전체험 프로그램 ‘바다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학생과 공무원 2974명이 바다로 캠프에 참여했다.

 바다로 캠프는 세월호 사건 이후 청소년들에게 바다가 두려움의 대상이 된 것을 극복하게 해 해양강국으로 만드는 작은 토대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폭풍이 휘몰아치는 바다를 재현한 구조잠수 훈련장에서 생존수영 등을 배운다.

 해경교육원은 지역 동반성장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여수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건강관리실을 이용하게 하고 환경정화 활동, 소외계층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여수국가산업단지 직원들에게 소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해경교육원은 직원과 공무원, 학생 등 연인원 15만 명을 여수로 유입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전국 각지에서 해경 교육생들이 오면서 지역 지명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여수 해경교육원#바다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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