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영수증 조작해 액세서리 환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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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액보상 악용 블랙컨슈머 기승… 본체-서류지참 등 확인절차 강화
기기 반납한 소비자들만 불편

 잇따른 발화 탓에 단종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7을 사용했던 회사원 황모 씨(30)는 13일 노트7에 썼던 케이스, 보호필름 등 액세서리와 구매 영수증을 갖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액세서리 환불 정책에 따라 그가 산 2만 원짜리 액세서리를 보상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직원은 “영수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노트7 기기를 사용했다는 증명이 있어야 한다”며 환불을 거부했다. 영수증을 조작해 환불을 요구하는 ‘얌체족’들이 적지 않아 확실한 증빙 자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황 씨는 지난달 서비스센터에서 제품을 점검받은 이력이 있어 환불받았다.

 삼성전자의 액세서리 환불 정책을 악용해 ‘블랙컨슈머들’이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환불을 요구하는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블랙컨슈머들이 삼성전자가 구매처, 제조사에 관계없이 노트7 전용 액세서리를 전액 보상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이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중에 무용지물이 된 노트7 액세서리 재고가 많은 데다 인터넷쇼핑몰의 영수증은 가격, 내용 등을 쉽게 조작할 수 있고 가격 또한 구매처마다 천차만별이어서 ‘속이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삼성전자는 블랙컨슈머들이 기승을 부리자 노트7 본체를 지참하거나 개통 때 작성한 서류 등 노트7 사용 이력을 증명해야 액세서리 값을 환불하도록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24일 본보가 방문한 서울의 한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직원은 “액세서리 환불을 요구하며 영수증을 조작한 사례가 많았다”고 전했다.

 기기는 개통한 곳에서 조건 없이 교환, 환불되는 데 비해 액세서리는 서비스센터에서만 환불이 가능하도록 해 기기를 반납한 뒤 센터를 찾은 고객들이 헛걸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액세서리가 최대 10만 원이 넘는 것도 있어 환불을 받지 않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 블랙컨슈머 탓에 소비자 불편만 늘고 있는 것이다. 노트7을 구매했던 조모 씨(35·여)는 “삼성전자의 조치를 이해하지만 블랙컨슈머들의 비양심적인 행동에 불편을 감수하려니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액세서리 보상 과정에서 일부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며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기 전 노트7 기기나 사용 이력 증빙서류를 챙겨야 헛걸음을 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갤노트7#영수증#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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