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대안은 공동체성 회복을 통한 경제의 지역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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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경제학 국제회의’ 전주서 개최… 로컬푸드 등 4개 주제별로 토론
‘전주 사회적경제 박람회’도 열려

지역 고유의 가치를 살려 시민들이 행복한 지역경제 구조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회의가 13일 전북 전주에서 열렸다.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의 저자 노르베리호지 여사(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주시 제공
지역 고유의 가치를 살려 시민들이 행복한 지역경제 구조를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회의가 13일 전북 전주에서 열렸다.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의 저자 노르베리호지 여사(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주시 제공
  ‘상업자본주의와 세계화로 발생하는 문제의 근본적 대안은 공동체성의 회복을 통한 경제의 지역화다.’

 전북 전주시에서 행복한 지역경제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공론의 장이 열렸다.

  ‘2016 행복의 경제학 국제회의’가 13일 국제생태문화협회 로컬퓨처스 설립자인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대표(70·영국)를 비롯해 사회적경제, 환경, 생태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주시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시작됐다. 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지역의 미래, 로컬푸드, 지역화폐, 행복담론 등 4개의 주제별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는 지역 고유의 가치를 되살려 시민이 행복한 지역경제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기업이 아닌 사회적기업이 공동체 회복을 통해 행복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나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오창환 조직위원장은 “지역 먹거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로컬푸드, 지역경제 순환을 위한 지역화폐 및 기금 조성 등을 통해 앞으로 지방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오래된 미래-라다크로부터 배우다’의 저자로 유명한 노르베리호지 대표는 기조강연에서 “지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제의 지역 세분화가 필요하다. 경제의 지역 세분화가 더 의미 있는 직업을 창출하고 사람들과 더욱 깊은 유대감을 형성시켜 준다. 결국 사람들이 좀 더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컬푸드’ 세션에서는 레이먼드 엡 일본 메노마을 이사가 ‘새로운 푸드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나영삼 전주시 전주푸드팀장이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지역 먹거리 체계 구축’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이어 송미령 농업관측센터장과 정민철 협동조합 젊은협업농장 이사, 정천섭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나영삼 팀장은 “세계화를 이기는 힘은 지역화에 있다. 로컬푸드는 지역화를 견인하는 강력한 실천 수단이다”라면서 “전주시는 먹거리 선택권을 잃어버린 시민과 퇴출 위기에 몰린 가족소농, 지역의 부(富)가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주푸드 2025플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화폐’ 세션에서는 영국 슈마허대의 조너선 도슨 경제학과장과 김성훈 대전 민들레 의료생활협동조합 부이사장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재민 전북사회경제연대회의 정책위원은 “전주에서 추진하는 로컬푸드와 중고장터는 대안화폐를 유통시킬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제공한다”면서 “한옥마을은 관광화폐를 시험하는 좋은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행복의 경제학은 결국 사람의 경제학이다. 자본보다 사람이 중요한 경제학, 경쟁보다 공생이 중요한 경제학으로 전주가 한국에서 가장 인간적인 도시로 나아가는 방향을 설정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전주 사회적경제 박람회’도 열렸다. 이 행사에는 전주시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100여 개 사회적경제 조직이 참여해 다양한 생산 제품을 선보였다. 사회적경제를 설명하는 코너와 지역화폐 ‘온’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체험부스가 운영됐다. ‘사회적경제 라디오 온에어’ 청년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곁들여졌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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