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쉑쉑버거’ 줄 안서고 집에서 받아 먹는다고?…배달음식의 진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일 12시 06분


미국 유명 햄버거 체인점인 ‘쉐이크쉑’이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에 국내 첫 매장을 열었다. 첫날부터 매장에서 햄버거를 구입하려면 2시간 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다. 기온이 30도를 넘는 푹푹 찌는 날씨에 2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 전명규 씨(32)는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놀다가 배달로 받은 ‘쉐이크쉑’ 햄버거를 먹었다. ‘쉐이크쉑’은 배달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된 것일까. 바로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배달 주문을 한 덕분이었다.

음식 배달이 진화하고 있다. 짜장면, 치킨, 피자 등 자체 배달원을 갖고 있는 가게의 음식만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현장에서 장시간 기다려서 먹어야 했던 맛집은 물론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 음식까지 배달하고 있다.

배달 앱 ‘식신 히어로’는 배달대행업체와 제휴해 ‘진짜 맛집을 배달한다’라는 컨셉트로 유명 맛집의 음식들을 집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6월부터 시작했다. 기존 배달 음식 시장규모는 약 10조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반면 자체 배달을 하지 않는 음식 시장 규모는 약 160조원에 이른다.

이 서비스는 서울의 유명 맛집인 ‘목포집’, ‘원조부산아구’, ‘만족오향족발’, ‘을밀대’ 등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는 200여개의 인기 맛집들의 음식을 배달한다. ‘식신 히어로’ 관계자는 “제휴 음식점의 경우는 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경우 바로 주문 내용이 매장으로 알려진다. 이후 배달원이 매장에 가서 조리가 다 된 음식을 주문자에게 배달한다”고 말했다. 배달료는 기다리는 시간과 배달 거리에 따라 최고 1만원까지 책정된다. 물론 음식 값은 따로. 현재는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만 제공된다. 하루 평균 200~300건 음식 배달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특히 한시적으로 시행한 ‘쉐이크쉑’ 배달 서비스는 하루에만 200건 넘게 서비스됐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셰프의 요리도 배달이 가능하다. 7월에 문을 연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셰플리’는 유명한 레스토랑 셰프들과 협력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서래마을 이탈리안 레스토랑 ‘도우룸’의 윤대현 셰프, 이태원 ‘브루터스’의 유성남 셰프, 청담동 ‘도사(DOSA by Akira Back)’의 조계형 셰프, 이경섭 셰프 등이 참여했다.

‘셰플리’는 이들 셰프들이 기존에 내놓은 메뉴와 새로 만든 레시피를 가지고 이경섭 셰프 등 4명의 셰프들이 음식을 만들어 배달을 해 준다. ‘셰플리’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셰프들의 요리를 먹고 싶은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60건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앞으로 유명 셰프들의 참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식 배달 업체는 조만간 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담아 레시피와 함께 배달해 주는 레디 투 쿡(ready-to-cook) 서비스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미국의 ‘블루 에이프런’이라는 회사는 재료와 함께 요리법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기존 배달 음식들이 아무래도 배달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본연의 맛을 즐기기 힘든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레디 투 쿡 서비스가 앞으로 배달 음식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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