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작두를 대령하라” 성주 군민들, 與 지도부 방문에 상복 입고 ‘아이고’…장례 퍼포먼스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26일 17시 39분


코멘트
새누리당 지도부가 26일 사드 배치 예정지인 경북 성주를 전격 방문해 성난 민심을 달래려 했지만, 군민들은 곡소리와 야유 등을 쏟아내며 사드 배치에 강력 항의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정부 관계자 등은 26일 경북 성주를 찾았다. 이날 정 원내대표는 첫 일정으로 성산포대에 들러 사드 배치 상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당초 예정 시간보다 30여 분 늦은 오전 11시께 버스를 타고 군청에 도착했다.

당 지도부가 성주군청에 도착하자 성주 군민들은 미리 준비한 ‘새누리당 장례 퍼포먼스’를 펼쳤다. 상복을 입은 일부 성주 군민들은 상여를 메고 곡소리를 냈다. ‘개작두를 대령하라’, ‘개누리’ 등의 팻말도 내걸렸다.

군민들의 맹비난 속에 원내 지도부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군청에 들어섰다.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정 원내대표는 “성주군민들의 심경이 어떤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며 “빼곡히 걸려있는 현수막, 군청 정문 앞에 군집된 군민들을 보면 분노를 알 수 있다”며 “환경과학 평가든 과학적 평가든 경북도 성주군 새누리당 모두 입회 하에 과학적 검증과 입증 과정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국가 안보가 중요해도 국민 건강과 성주 환경에 명백한 피해를 주거나 경제적 부담을 주면 일방적으로 강행은 안 될 것”이라며 “정부, 관계 기관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정부와 성주 군민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함성과 물리적인 행사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존경하는 성주 군민들께서 궁극적 해결 위한 대화 창구, 대화 협의체 구성해주시길 먼저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부 군민들은 정 원내대표의 발언 도중 “백지화하고 대화하자”고 항의했다.

김항곤 성주군수는 “우리 군민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전자파를 머리 위에 얹고 평생을 살아가란 말이냐”며 “오늘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국민의 생생한 소리를 제발 대통령께 보고 드려 최악지를 최적지로 발표한 이 엉터리 같은 국방부를 국회 차원에서 정신 차리도록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한 군민은 “일본과 괌은 행정절차도 무시되지 않았고 환경평가와 주민설명회도 이뤄졌다”며 “성주군은 힘없는 대한민국에 친정부 색채가 강한, 인구가 적은 곳이라 이렇게 결정이 났다”고 맹비난했다.

또 다른 군민은 “온 국민이 사드배치와 관련해 정부 발표를 못 믿는다. 외교적으로도 위기가 오고 있다”며 “졸속처리한 국방부에 대해 국회 청문회를 열 의향은 없냐”고 물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청문회 이상이라도 조치가 필요하다면 못할 이유가 없다. 야당이 긴급한 본회의, 대정부질문을 요구했을 때 저는 즉각 수용했다”며 “제가 국방위 소속인데, 사드 문제는 끊임없이 제1 쟁점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1시간 넘게 군민들과의 면담을 진행한 뒤 청사에서 나왔다. 정 원내대표가 정문 앞버스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일부 성주 군민들은 또 다시 장례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성주 방문에는 정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김명연 김정재 원내대변인, 이완영 의원 등이 동행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