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찰의 끈질긴 노력으로 드러난 ‘22명 집단성폭행’ 사건…피의자 부모는 “왜 이제와서” 뻔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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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29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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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남자 고등학생 22명이 여중생 2명을 집단성폭행한 충격적인 사건이 5년 만에 드러나게 된 배경에는 한 경찰관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방송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따르면, 조용히 묻힐 뻔한 이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은 2012년 8월 당시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근무하던 김장수 경위의 노력으로 사건 발생 5년 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김 경위는 2012년 A 군 등 3명의 고교생이 연루된 다른 사건을 조사하던 중 A 군이 가담한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을 알게 됐다.

2011년 9월 A 군 등 고교생들은 서울 노원구의 한 골목에서 캔 맥주를 마시던 여중생 B 양과 C 양을 목격하고 “몰래 술 마신 사실을 알려 학교를 못 다니게 하겠다”고 협박, 엿새 후 두 여중생을 초안산으로 불러냈다. A 군 등 11명의 고교생들은 B 양과 C 양이 만취상태가 될 때까지 술을 먹였고, 이들이 정신을 잃자 4명이 번갈아가며 B 양을 성폭행했다. 이후 A 군 등 22명은 또 다시 B 양과 C 양을 불러냈고, 지난번 성폭행을 주도했던 4명을 포함해 6명이 다시 B 양과 C 양을 성폭행했다. 16명은 이를 지켜봤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따르면, 이 사건은 당시 피해자들이 진술을 거부하면서 내사중지가 됐지만 김 경위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사건을 파헤쳤다. 특히 김 경위는 다른 경찰서로 전출되자 다시 도봉경찰서로 자원해 돌아와 피해자들을 계속 설득했고, 마침내 피해자의 진술을 얻어냈다.

결국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에 가담했던 고교생 22명은 범행 5년 만에 모두 붙잡혔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28일 C 군 등 3명을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했고 D 군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주범 외 공범 6명은 특수강간 미수 및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피의자 12명은 조사를 마치고 각 소속 부대 헌병대로 인계할 예정이다.

한편, 이 사건은 일부 피의자 부모가 “5년이나 지난 일인데 왜 이제와서 그러냐”라며 오히려 피해자를 탓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공분을 샀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한 피의자의 어머니는 “어릴 때 한 일 가지고 경찰이 너무한다. 출근은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빨리 아들을 풀어줄 것”을 요구했다. 또 “5년이나 지난 일인데 이제와서 그걸 갖고 왜 그러냐”라며 피해자 탓을 한 피의자 부모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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