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참전 유공자 쉼터’ 전국 첫 울산에 마련

  • 동아일보

월남참전유공자중앙회 박성현 씨… 월 300만 원 건물 임대료 포기

“호국 보훈의 달인 다음 달에는 6·25전쟁 참전 선배들에게 식사를 대접할 계획입니다.”

월남참전 국가유공자중앙회 박성현 자문위원(71·사진)은 호국 보훈의 달을 앞두고 바쁘다. 박 위원은 자신의 건물인 울산 남구 월평로 2층 사무실(204m²)을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들에게 쉼터로 제공했다.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 쉼터가 마련된 것은 울산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박 위원은 “보훈 위탁 병원인 울산병원에 오는 전우들이 치료 전후에 편안하게 쉴 만한 공간이 없다는 말을 듣고 쉼터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침 울산병원 맞은편에 있는 자신의 건물 임대 기간이 지난해 초 끝나자 쉼터를 마련해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보증금 5000만 원에 월 300만 원인 건물 임대료를 포기하고 자비로 5000만 원을 들여 보수공사까지 했다. 울산에 거주하는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는 총 4000여 명. 이 가운데 매일 50명 안팎의 전우가 쉼터를 찾는다. 매월 세 차례 실시하는 무료 급식에는 100여 명의 전우가 찾고 있다. 부인회가 무료 급식 자원봉사자로 나선다. 무료급식 비용도 박 위원 등이 부담하고 있다.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한 박 위원은 십자성부대 소속으로 1969년부터 2년간 베트남 냐짱 지역 전투에 참전했다.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이기도 한 박 위원은 “앞으로도 전우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울산에 거주하는 6·25전쟁 참전 용사도 초청해 점심식사를 대접할 계획이다. 또 울산에 거주하는 베트남 출신 결혼 이주 여성도 정기적으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며 민간 외교를 펼치고 있다. 울산에는 참전 용사들을 위해 울산병원과 중앙병원 세민병원 서울산병원 등이 보훈 위탁 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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