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서 삼성중공업 협력사 직원 자살, 잠들기 전 한 말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1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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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의 조선업체인 삼성중공업 협력사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경위를 조사 중이다.

11일 거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5분경 거제시 고현동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삼성 사내 하청업체인 S기업 조립 2반장 정모 씨(36)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인(34)이 발견해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나 별다른 상처가 없는 점으로 미뤄 자살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이날 오전 2시경 술을 마시고 귀가해 부인에게 “회사에서 말렸지만 사표를 냈다. (죽은) 형님 곁으로 갈 것이다”는 말을 하고 잠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 씨는 부인과의 사이에 자녀 셋을 두었다.

S기업은 직원 130명이 일하는 회사로 선박 블록을 생산한다. 연 매출은 80억 원 정도. 최근 일거리가 모자라거나 경영이 어렵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대표 정모 씨는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2개 조립반을 1개로 합치는 조직 개편을 하면서 조립 2반장이었던 정 씨가 물량팀 반장으로 옮기게 돼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에서는 정 씨의 업무가 종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밝혔지만 통상 ‘물량팀’은 협력업체 임시직을 일컫는다. 죽은 정 씨는 이 회사에 8년 간 다녔다. 경찰은 “아직까지 뚜렷한 자살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며 “회사와 가정, 개인적인 문제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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