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토막살인범, “부모 욕해 감정 폭발… 잠든뒤 둔기로 살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안산 토막살인 피의자 진술 번복
망치 미리 준비… 계획살인 정황… 프로파일러 투입 범행동기 분석

경기 안산시 대부도 토막시신 사건의 피의자 조성호 씨(30)가 최모 씨(40)를 살해한 동기는 최 씨가 평소 자신을 비하한 데다 사건 당일 부모님에게까지 욕설을 해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8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조 씨는 최 씨로부터 부모님에 대한 욕설을 듣고, 평소 자신에 대한 인격적 무시와 누적된 악감정이 폭발해 술을 마신 뒤 망치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경찰에서 “지난달 12일 저녁 최 씨로부터 ‘너 같은 ○○를 낳아준 부모는 너보다 더 심한 ○○○이야. 청소도 안 해놓고, 말도 안 듣고, 네가 이러고 사는 거 보니 네 부모는 어떨지 뻔하다’는 막말을 듣고 감정이 폭발했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이어 술을 마신 뒤 같은 달 13일 오전 1시경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술에 취해 잠자고 있던 최 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화장실에 방치했다. 범행도구는 12일 오후 퇴근하면서 회사에서 가져와 미리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시신이 부패하자 같은 달 17일 흉기를 이용해 시신을 훼손하고 인근 철물점에서 미리 구입해둔 마대에 넣어 같은 달 27일 오전 1시부터 2시 사이에 대부도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 씨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에 사용한 도구를 조 씨가 다니던 인천 고잔동의 직장에서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채취 및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조 씨가 망치를 미리 준비한 점 등으로 미뤄 계획된 살인으로 보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성장 과정과 정확한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심층 분석을 하고 있다. 또 그동안 조 씨가 진술한 내용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판단에서 거짓말탐지기 검사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수사팀이 부검 소견과 혈흔 형태 등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며 추궁하자 7일 오후부터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과정 등에 대해 진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 씨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10일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은 앞서 7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조 씨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데려가기 위해 안산단원경찰서를 나서면서 조 씨의 얼굴을 언론에 공개했다.

안산=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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