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간 아들의 ‘SNS 카네이션’에 부모들 감동의 눈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8일 2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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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빈자리가 크지만 저는 여기서 꿋꿋이 이겨내고 있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육군 39사단 조병진 일병(24)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낸 영상 편지의 일부 내용이다. 이 영상은 어버이날인 8일 육군 페이스북에 올라왔다.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난 조 일병은 3세 때 어머니를 잃었다. 그의 어머니는 임신중독증으로 7개월 만에 조 일병을 낳은 뒤 건강이 악화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조 일병은 영상에서 “군대에 와 보니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응을 잘 못하는 저에게 전우들이 많은 도움을 줘 웃음을 잃지 않고 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아버지를 안심시켰다. 아버지는 “아들아, 엄마 영정을 비행기로 들고 올 때 아무것도 모르는 너를 보며 눈앞이 캄캄했는데 잘 커줘서 고맙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군 장병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에게 보낸 ‘SNS 영상 편지’가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은 장병들의 감사 인사 영상을 찍어 어버이날 부모가 볼 수 있도록 네이버 밴드와 페이스북 등에 게재했다.

회사 구내 식당에서 조리원으로 일하는 김창순 씨(53·여)는 25사단 천둥부대 밴드에 올라온 영상을 보다 아들을 발견하곤 눈물을 흘렸다. 학창 시절 고교를 자퇴하고 가출을 하며 속을 썩였던 아들 최재은 일병(22)은 영상 속에서 늠름한 모습으로 “제가 힘들고 외로울 때 가로등처럼 불빛이 돼주는 부모님이 계셔서 건강하게 군 복무를 하고 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육군은 앞으로도 어버이날 부모님이 아들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영상 편지 게재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현재 군 복무 중인 병사들은 편지보다 영상에 친숙한 세대인 만큼 영상으로 부모와 소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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