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전분 업체 前직원 “썩은 밀가루 사용…쥐와 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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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3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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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뉴스 캡처
사진=MBC 뉴스 캡처
국내 유일의 소맥전문 제조업체에서 전분을 만드는데 썩은 밀가루를 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3년 동안 해당 업체에서 3년 간 근무한 전직 직원이 출연해 “썩은 밀가루 몇 만 톤이 투입됐으며 이는 전체 밀가루 원료 중 20% 이상이 들어간 것이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제보자는 “썩은 밀가루를 사람이 발로 밟거나 망치로 깨서 투입했다”며 “위생개념이 없는 러시아 제분회사의 밀가루를 수입해 왔는데 썩은 밀가루가 다량 포함돼 있었다. 포대에 끼어있던 방부제 봉투가 터져 밀가루에 방부제가 섞였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쥐가 먹으러 들어가거나 뱀이 거기로 들어가서 월동을 할 때도 있다”며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밀가루가 섞인 전분이 맥주회사, 어묵회사 등 많은 식품회사에 납품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7일 MBC는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업체 전직 직원의 제보를 받고 충남 논산시에 있는 S사 공장을 조사한 결과 밀가루 일부는 썩고 곰팡이가 핀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업체 측은 29일 “원료 보관 공간이 부족해 일부 보관상의 지적사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썩은 원료를 사용한 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직 사실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됐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내부 고발자가 회사에 악감정을 갖고 연출한 부분이 상당하다”고 제보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는 “1톤이나 되는 양을 사람이 연출할 수 없다”며 앞서 공개됐던 죽은 쥐 사진에 대해서도 실제 공장에서 카자흐스탄 용역 직원과 함께 있을 때 발견해 촬영한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카자흐스탄 용역 직원들이)나서서 증언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불법체류자 신분이어서 증언을 꺼린다”며 “서면요청을 했는데 어떻게 해 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썩어서 굳은 밀가루를 발로 밟고 망치로 깨서 작업을 했다. 카자흐스탄 용역 직원들은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다”며 “다른 공장 직원들이 참여는 하지 않았어도 다 봤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7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다”며 “모른 척하고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했지만 내 양심에 가책을 느껴 신고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제보 내용의 사실 여부를 두고 업체와 제보자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업체 측 관계자는 이날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내부 고발자가 회사에 악감정을 갖고 의도적으로 연출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방송 보도 내용처럼 문제가 있는 밀가루를 조직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 여부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혹시 실수로라도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밀가루를 사용했을지 당사에서 중점적으로 내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후 조사 결과를 확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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