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김선향 교사의 ‘아하,클래식’]음악을 느끼는 건 인간의 특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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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음

지난달 세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뉴스는 아마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과는 4-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지요. 뒤이어 게임 같은 분야는 물론이고 기업 경영, 학교 교육, 세무 회계 업무, 연구개발, 의학, 주식이나 외환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인간이 창조한 로봇과 컴퓨터가 인간의 일을 대체한다는 뉴스가 나올수록 우리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은 무엇일까를 더욱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감동을 통해 또 다른 발전(창작, 창조)을 찾는 존재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인간의 고유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음악과 무용, 미술처럼 인간만이 누리고 창작할 수 있는 예술이 존재한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지요. 언어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원시시대부터 사람들은 음악의 영(靈)적인 힘을 믿었고, 고대 그리스에서는 도덕적인 성품을 갖게 하는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며, 중세에는 종교적인 도구로 사용되었고, 근대에 이르러 ‘예술’이라는 장르로 여겨지게 된 음악은 우리의 인생 전반과 매일의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권한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소리와 음(音)의 성질

<그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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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소리, 빗소리, 웃음소리,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 등 일상생활에서 우리 귀에 들리는 모든 것이 바로 ‘소리’인데요, 그렇다면 일반적인 소리와 음악에 쓰이는 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소리는 ‘물체의 진동에 의하여 사람이나 동물의 귀에 전달되어 청각(聽覺) 작용을 일으키는 공기의 파동’입니다. 이러한 소리의 높이나 세기, 길이 따위를 조화시켜 어떤 느낌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규칙적인 진동을 ‘음(音)’이라고 합니다. 소리와 음 모두 바로 진동체의 파동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음악에 사용되는 진동체 파동(진동)은 고유한 모양과 폭, 길이를 갖고 있어 음의 높낮이와 크기, 길이, 음색 등을 구분할 수 있답니다. <그림 [1]>

<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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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의 높낮이는 일정한 시간 동안 진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진동이 빠르고 많이 될수록 높은 음이 되며, 진동수가 적고 진동이 느릴수록 낮은 음이 됩니다. 진동수를 재는 단위는 헤르츠(Hz)라고 하는데, 이것은 1초 동안 진동하는 수를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진동의 범위는 20∼2만 Hz이고, 피아노 음역은 가장 낮은 음이 약 27Hz이며, 가장 높은 음은 4200Hz라고 합니다. <그림 [2]>

음악회장에 가면 가장 먼저 들리는 음이 바로 여러 악기들의 음을 조율(tuning)하는 ‘가(A·계이름 라)’음인데, 이 음높이를 각 나라에서 통일시키기 위해 파리(1859년)와 빈(1885년)에서 그 ‘가’음을 435Hz로 정하는 회의를 하기도 했답니다.

<그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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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음의 길이는 진동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바로 진동 시간에 의해 결정되죠. <그림 [3]>

<그림>[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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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리와 음의 크기는 바로 진동의 폭으로 결정됩니다. 진폭이 큰 음은 강한 소리, 즉 센 음이며 진폭이 작은 음은 여린 소리입니다. <그림 [4]>

○ 음에도 모양이 있다고요?


<그림>[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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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누군지 알 수 있는 것, 바이올린 소리와 피아노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각각의 진동의 모양(음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래 그림들에서는 진동을 알아보기 쉽게 하나의 선으로 표현했지만, 사실 이 진동은 단순한 하나의 진동이 아니라 여러 개의 파동이 혼합되어 움직이고 또 변화하는 복합파입니다. 빛을 스펙트럼에 비추어 보면 일곱 빛깔 무지개의 색으로 분류가 되는 것처럼, 음도 하나의 음 안에 여러 개의 음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음들을 배음(harmonics)이라고 합니다. 피아노로 ‘다(C·계이름 도)’음을 누르면 우리 귀에는 ‘다’음만 들리지만 이 음이 진동함에 따라 여러 진동이 동시에 존재하게 되는데, 이 여러 진동의 진동수가 처음 누른 바탕음 진동수와 정수배(2배, 3배 등)인 음이 바로 배음입니다. 진동수가 최소인 것(처음 누른 음)을 기본음 또는 제1배음이라고 하며 각각 2배, 3배 등 16배까지의 배음을 오선에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 [5]>

이렇게 많은 음정이 같이 등장하는데도 우리가 이 음을 ‘다(C)’음이라고 인식하는 이유는 가장 최초에 등장하는 음이어서 진동의 폭이 크기도 하지만, 위 배음에서 가장 많이 겹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제1, 제2, 제4, 제8, 제16배음).

이 배음으로 인해 악기별로 풍부한 음색이 형성되며, 화성(Harmony)의 기본 원리가 여기에 들어있습니다. 화성의 기본인 3화음 체제는 기본음에 대해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배음, 즉 기본음(제1배음)과 제3배음, 제5배음으로 된 장3화음을 기본으로 합니다.

 
김선향 선화예고 교사
#소리#음악#성질#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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