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G 백복인 사장, 검찰 소환…‘증인도피 혐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4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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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백복인 사장이 수천만 원대 배임수재 혐의로 24일 검찰에 소환됐다. 백 사장은 경찰이 2013년 KT&G 비리를 수사할 당시 핵심 증인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김석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백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백 사장은 광고 수주를 대가로 광고기획사 A 사 등에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백 사장이 2010~2013년 KT&G 광고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일하는 동안 광고기획사들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2013년 4월말 경찰이 KT&G 비리 의혹을 수사할 당시 핵심 참고인이던 강모 씨가 경찰 출석을 요청받자, 백 사장이 강 씨를 해외로 빼돌린 점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하고 있다. 강 씨는 KT&G의 서울 남대문로 호텔 신축사업의 용적률 상향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하고 23억 원을 지급받았던 인물이다.

같은 해 5월 5일 경기 가평 P골프장에서 민영진 전 사장과 함께 있던 백복인 사장(당시 부사장)은 강 씨에게 “일주일 정도 해외에 나가 있으라”고 권유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튿날 오전 강 씨는 곧바로 태국으로 출국했고, 출국 직전 백 사장과 통화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한 차례 귀국 일정을 연기했다가 같은 달 16일 귀국했다. 경찰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이뤄진 대책회의에서 백 사장이 강 씨에게 ‘잠깐 바람 좀 쐬고 왔다고 해라’고 말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백 사장의 증인도피 혐의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를 찾아냈다.

검찰은 백 사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로써 KT&G는 부하와 협력업체 등으로부터 1억7900여만 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민영진 전 사장에 이어 그 후임인 백 사장이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이와 관련해 뒷돈 수수 관행에 대한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J 광고기획사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가 있는 업체의 일부 임원을 출국금지했다. 일부 임원은 해외로 출국하다 출입국 당국의 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돈업체 간부 고모 씨와, 카드회사 홍보실장 이모 씨 조사도 마쳤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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