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탄 맥주·우유로 옛 남친 살해 기도…“다른 여자 만나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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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부경찰서는 17일 헤어진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데 앙심을 품고 맥주병과 우유팩에 농약을 넣어 옛 남자친구와 그의 애인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박모 씨(여·52)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11일과 16일, 2차례에 걸쳐 부산 동구에 위치한 이모 씨(여·52)와 김모 씨(51)의 주택 현관 앞에 농약을 탄 맥주 페트병과 우유팩을 둔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박 씨는 3년 전 김 씨를 만나 2년간 교제하다가 헤어졌고 이후 김 씨가 이 씨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 씨는 뇌병변 장애가 있는 김 씨가 비장애인인 자신을 버리고 같은 장애인을 만난 데 대해 배신감과 질투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불로 달군 못으로 플라스틱 맥주통과 우유통의 밑바닥에 구멍을 뚫은 뒤 농약을 붓고 플라스틱 빨대를 녹여 다시 구멍을 메운 것으로 조사됐다. 농약이 든 맥주가 담긴 쇼핑백에는 장애인협회가 제공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협회 스티커를 붙이는 치밀함도 보였다. 하지만 김 씨가 맥주와 우유통 밑바닥이 밀봉된 흔적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은 수포로 돌아갔다. 박 씨는 경찰조사에서 “TV뉴스에서 본 ‘청송 농약 사건’ 등을 모방했다”고 진술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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