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상 한국 여성들, 다리 길어졌다…남성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4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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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30대 남성 김평균 씨. 그의 키는 173.7cm, 몸무게는 76.5kg이다. 늘어난 술자리만큼 허리둘레(85.6cm)도 갈수록 늘어나 고민이다. 비만도를 측정하는 체질량지수(BMI·25 이상이면 비만)는 25.3으로 이미 과체중 판정을 받았다.

30대 여성 이가상 씨의 키는 160.2cm, 몸무게는 56.8kg이다. 하이힐은 곧 자신감이라는 그녀의 다리길이(72.8cm)는 하이힐 없이도 예전보다 더 길어졌다. 아직은 BMI지수가 22.5로 정상 체중이지만 20대 때보다는 하루가 다르게 체중이 불어나고 있어 365일 다이어트다. 이 둘은 지난해 한국 30대 남녀의 평균 신체지수를 토대로 만든 가상인물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지난해 실시한 ‘제7차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인체지수 조사는 1979년부터 비정기적으로 진행됐으며, 최근 조사는 2010년에 이뤄졌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 서울대와 동서울대가 전국 16~69세 한국인 남녀 6413명을 대상으로 키 몸무게 허리둘레 등 133개 항목을 측정해 산출됐다. 국표원은 한국인의 평균 인체치수 변화에 맞춰 학생들의 교실 책걸상 제작을 위한 표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범죄수사에 걸음걸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보폭길이, 발의 압력 등을 입체형상으로 측정하는 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국표원에 따르면 처음 조사한 1979년에 비해 전 연령대에서 남자는 5~7.6cm, 여자는 3.7~6.5cm 가량 평균 키가 커졌다. 특히 30대에서 남녀 모두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30~34세 남성은 7.6cm 커진 173.7cm, 여자는 6.5cm 커진 160.2cm로 조사됐다.

키만큼이나 체중도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30~34세 남성의 몸무게는 60.8kg에서 76.5kg으로 무려 16kg정도 더 나갔다. 여성의 몸무게도 51.9kg에서 56.8kg으로 증가했다. 체중이 늘어난 만큼 허리둘레도 커졌다. 30~34세 남성의 허리둘레는 1979년 75.9cm에서 지난해 85.6cm로 10cm가량 늘었다. 서구화된 식습관에 맞춰 체형도 점차 서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만 정도를 알려주는 체질량지수(BMI) 평균은 전 연령대에 걸쳐 꾸준히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25~29세까지는 BMI가 24.5로 아슬아슬하게 정상 체중을 유지했다. 하지만 30대 이후로는 50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25 이상이어서 과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16세 때 평균 21.1에서 19세 때 22.1로 커지는 등 10대 때에 BMI 지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가 20대에 21.3으로 주춤한 뒤 30대부터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성들의 신체변화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에 하나는 다리 길이다. 2004년 이후 남자들의 키에서 다리 길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여자는 20~24세의 경우 2004년 0.452에서 지난해 0.460으로 늘어나는 등 20대 이상 전 연령대에서 다리 길이가 길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0.460은 키가 100이라면 다리가 그 중 46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세종=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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