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노인들에 접근 후 정신산만하게 해 지갑 훔친 60대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12시 18분


코멘트
“4년 전에 마누라가 죽어서 외로워요.”

지난달 30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이모 씨(71)에게 갑자기 낯선 남성이 다가와 이렇게 말하며 팔짱을 끼었다. 놀란 이 씨는 몇 번이나 팔을 빼려고 했지만 이 남성은 “잠깐만 시간을 내달라”며 이 씨의 어깨를 주물렀다.

혼을 빼놓는 언변과 거침없는 신체접촉에 당황한 이 씨는 얼떨결에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들어섰다가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남성도 더 이상 매달리지 않았다. 이 씨는 정체불명의 남성이 사라진 뒤에야 가방 속에 있던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았다.

혼자 외출한 할머니들에게 막무가내로 접근해 현금과 신용카드를 훔친 60대 소매치기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피해자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만든 뒤 몰래 가방에서 지갑을 빼내는 수법으로 이 씨 등 2명에게서 신용카드와 현금 65만8000원을 훔친 양모 씨(65)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양 씨는 설 직전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여성들이 현금을 많이 들고 나온 점을 노렸다. 그는 이달 2일에도 청량리역 근처에서 귀가 중이던 김모 씨(72·여)에게 “커피나 한자 하자”고 접근한 뒤 지갑을 훔쳐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부인과 사별했다는 양 씨의 말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양 씨는 과거에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2차례 구속된 전력이 있었다.

김호경기자 whalefish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