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친구가 운전” 무면허 사고 덮어씌운 고교생들

  • 동아일보

정읍서 8명 탄 차 전복 1명 사망… 운전대 잡은 10대 거짓말에 동조
CCTV에 들통… 모두 처벌 받을듯

무면허 운전을 하다 발생한 사고로 친구 1명이 숨지자 “숨진 친구가 운전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 난 고교생 7명이 모두 처벌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31일 숨진 친구에게 무면허 운전을 뒤집어씌운 혐의(범인 도피 교사)로 김모 군(18·고1)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거짓말에 동조한 나머지 6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군이 몰던 카니발 차량은 이날 0시 25분경 정읍시 북면의 한 도로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반대편 교각과 전신주를 들이받은 뒤 농수로에 떨어졌다. 이 사고로 동승한 최모 군(18)이 숨졌고, 김 군을 포함한 7명도 부상을 입었다. 1명은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차량은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김 군 등은 경찰에 “죽은 최 군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차량 운전석 유리창이 훼손되지 않았는데 최 군이 사망했다는 점에 의문을 갖게 됐고, 사고지점 부근의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숨진 최 군이 아니라 검은색 점퍼를 입은 김 군이 운전대를 잡은 것을 확인했다.

결국 경찰 조사 결과 김 군은 지난달 30일 저녁 최 군이 아버지 몰래 끌고 나온 차로 친구들을 집에 데려다 주려고 운전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 군은 “처벌받을 것이 두려워 거짓말을 했다”며 경찰에 잘못을 인정했다. 나머지 친구들도 동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읍=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무면허#교통사고#고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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