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보육대란… 유치원 교사 월급 ‘펑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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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예산 미편성 교육청, 돈 끊어… 원장이 불법대출받아 메워야 할판
교사-학부모 오늘 항의집회 열기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이 전혀 편성되지 않은 서울 경기 광주 전남 등 4개 시도의 보육대란이 현실이 됐다. 교육청의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 마감 시한(20일)을 하루 앞둔 19일까지 4곳 모두 교육청이 유치원에 돈을 보내지 않았다. 유치원장들은 개인 대출까지 읍소했지만 교육청은 이마저 외면했다. 시도교육청과 야당이 장악한 시도의회, 교육부가 얽힌 예산 대결로 학부모와 유치원 관계자 등이 피해를 보게 됐다.

당장 누리과정 파행을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4개 시도의 유치원들은 25일에 교사 월급을 제대로 줄 수 없게 됐다. 유치원들은 운영비의 80% 정도를 누리과정 지원금으로 충당하는데, 지원금의 70∼80%가 교사 인건비로 나간다. 나머지 지원금과 학부모들이 낸 원비를 합쳐 교재비와 급식비, 간식비 등 운영비로 쓴다.

학부모들은 원비를 한 달 전에 결제하기 때문에 유치원들은 12월에 받은 원비로 1월 운영비를 충당해 왔다. 유치원 대부분이 원비를 거의 쓴 상황이라 20일에 지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잔액은 바닥난다. 일부 유치원은 벌써 간식을 줄이거나 싼 급식 재료로 바꾸고 있다. 유치원장들이 불법 대출을 받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교육부는 19일 준예산 상황인 경기를 제외한 서울, 광주, 전남교육청에 “일단 내부유보금을 활용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유보금의 용도를 바꾸려면 시도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20일 서울시의회 앞에서 교사, 학부모 대표 등이 모여 보육대란을 방치한 교육청과 예산을 삭감한 시의회를 상대로 항의집회를 열기로 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보육#보육대란#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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