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본보 시청출입 기자들이 본 2015 서울시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0일 03시 00분


《 올 한 해 서울의 모습은 조금씩 달라졌다. 말 많던 서울역 고가는 결국 폐쇄됐고 시내 곳곳에 ‘따릉이(공공자전거)’가 등장했다. 또 심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기자회견,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대 설치, 청년수당 등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도 불거졌다. 서울시를 담당하는 본보 시청팀 기자들이 올해 서울시정(市政) 가운데 베스트와 워스트를 5개씩 선정했다. 독자 여러분의 내년 ‘서울살이’가 조금 더 풍성해지길 바란다. 》

올해 10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공공자전거 ‘따릉이’ 발대식에 참가한 시민들이 힘차게 자전거를 타고 있다. 따릉이는 서울 시내 5곳에 2000대가 마련됐다. 동아일보DB
올해 10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공공자전거 ‘따릉이’ 발대식에 참가한 시민들이 힘차게 자전거를 타고 있다. 따릉이는 서울 시내 5곳에 2000대가 마련됐다. 동아일보DB

○베스트5

① 현장서 찾은 ‘일자리 대책’


무게 8.5kg 맥주상자를 척척 옮기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은 영락없이 늦깎이 ‘알바생’이었다. 10월 한 달 동안 ‘일자리 대장정’에 돌입한 그를 두고 “이벤트성 행사를 펼친다”는 비난도 많았다. 하지만 시장이 직접 현장에서 일자리 문제를 고민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받았다. 올해 흘린 땀이 내년엔 좋은 일자리 정책으로 영글기를 바란다.

② ‘한강몽땅 축제’ 인기몰이

38일간 열린 ‘한강몽땅’ 여름축제를 찾은 이는 무려 1100만 명. 모든 서울시민(1037만 명)이 한 번 이상 ‘한강 피서’를 즐긴 셈이다. 유명 가수들의 공연, 영화에 서커스까지 무료로 즐겼으니 한강의 여름은 풍성하고 행복했다. 서울 대표 축제를 넘어 외국인 관광객도 골라 찾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성장하기를.

③ 메르스 선제적 대응

메르스 위기가 한창이던 6월 4일 오후 10시 반 박 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35번 환자의 동선을 깜짝 공개. ‘섣부른 공개’라는 비판도 많았지만 불안감으로 혼란스럽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정보공개에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추후 지방자치단체에 메르스 확진 권한이 위임되는 등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 분담과 공조를 이끄는 결과를 도출.

④ ‘따릉이’가 나갑니다

10월부터 광화문, 여의도 등 5개 지역에서 2000대의 공공자전거 ‘따릉이’의 운행이 시작됐다. 3만 원짜리 1년 정기권만 끊으면 언제, 어디서나 타고 내릴 수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부족하고, 서울 일부에만 설치됐지만 싸고 편리한 이용방법에 자출족(자전거출근족)은 환영했다. “따릉이 타고 미세먼지 걱정 날려 버립시다.”

⑤ ‘녹색도시’에 한 걸음 성큼

서울시가 9월 공개한 2014년 한 해 서울 전체 전력소비량은 4만5019GWh로 전년보다 3.3% 감소. 2년 연속 전력소비량이 줄었다. 태양광발전기 보급, 에코마일리지 확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건물에너지 효율사업 등으로 에너지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 이는 많은 시민의 참여로 이룬 성과였다. 모두에게 박수를∼.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은 화려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비좁은 좌석 간격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악의 돔 구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DB
국내 최초의 돔 야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은 화려한 외관에도 불구하고 비좁은 좌석 간격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면서 ‘최악의 돔 구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동아일보DB


○워스트5

① 현장 외면한 ‘서울역 고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역 고가도로가 공원화를 위해 13일 결국 폐쇄. 정부와 서울시의 이견, 고가 폐쇄 뒤 이어진 교통정체, 봉합되지 않은 남대문시장 상인들의 불만 등 대부분의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아직 고가 보수에는 손도 안 댔는데 이미 너도나도 지친 형국. 2017년 준공 목표를 맞추는 것보다는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 잘 아시죠?

② ‘아이 서울 유’ 괜찮나요?

아이 서울 유(I·SEOUL·U)가 서울시 새 브랜드가 된 후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아이 인천 유(너를 파산시키겠다)’ 등 각종 패러디가 이어지면서 패러디 공모전까지 열렸다. 하지만 서울시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해석하며 “괜찮아유. 곧 익숙해질 거예유”라며 느긋한 입장. 멘털 갑(甲)인 건지, 귀를 막은 건지….

③ 휘날리지 못한 ‘광화문 태극기’

광화문광장에 추진 중이던 태극기 게양대 설치가 결국 무산. 서울시는 국가보훈처에 광화문광장 근처 시민열린마당에 한시적으로 설치하거나 정부서울청사 등 정부 땅에 설치할 것을 통보했다. 여론조사에서 87%가 태극기 설치에 찬성했지만, 서울시는 9명으로 구성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에서 반대했다고 불허. 시민이 시장이라더니, 그 위에 위원회가 있었네.

④ 겉만 번지르르 ‘고척 스카이돔’

최첨단 우주선 모양의 최첨단 하이테크 외관. 하지만 내부는 국내 최초 돔구장이라고 소개하기에 부끄러울 정도였다. 2713억 원을 들여 지었는데 연간 유지비만 80억 원에 달해 문 열자마자 애물단지가 됐다는 평가다. 이 와중에 박 시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잠실 돔구장’ 신축까지 강조했다. 일단 고척 돔 문제부터 먼저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⑤ 오늘도 ‘지옥철’은 달린다

출근 시간 지하철 9호선은 일명 ‘지옥철’. 몸은 옴짝달싹 못하고 숨은 턱턱 막힌다. 2단계(신논현∼종합운동장) 구간이 개통되며 혼잡은 더 가중됐다. 증차 없이 노선 연장한 서울시는 부랴부랴 ‘무상버스’ 등장시키고 ‘조조할인’ 카드까지 제시해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이제 안심이라고요? 2018년에는 3단계 구간(종합운동장∼보훈병원)이 개통된다고요.

시청팀
#서울#기자#서울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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