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ONE GNU]후배돕기 팔 걷어붙인 선배들… 너도나도 동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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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NU 장학금 되돌려주기 운동’ 장학금 수여식

13일 경상대에서 열린 ‘GNU 장학금 되돌려 주기 운동’ 장학금 첫 수여식에 참석한 교직원 학생 동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상대는 ‘내리 사랑’과 기부문화 확산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다. 경상대 제공
13일 경상대에서 열린 ‘GNU 장학금 되돌려 주기 운동’ 장학금 첫 수여식에 참석한 교직원 학생 동문 등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상대는 ‘내리 사랑’과 기부문화 확산이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가고 있다. 경상대 제공

13일 오전 11시 경상대 국제어학원 파이어니어 오디토리엄에는 사랑의 온기(溫氣)가 넘쳤다. 정판준 총동문회장(삼천포제일병원장) 등 동문과 외부 인사, 학생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GNU장학금 되돌려주기 운동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다. 행사 내내 학생과 동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선배가 후배에게’ 사랑의 장학금

경상대는 2013년 7월 ‘장학금 되돌려주기 운동’을 선포했다. 이 운동은 단순히 대학 발전기금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게 아니다. 범국민적 기부문화 캠페인을 지향하며 닻을 올렸다. 선배들이 재학 시절 받은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자는 게 운동의 핵심. 나아가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의미도 담았다. 권순기 총장은 “이 운동의 근본 취지는 모든 동문이 함께 희망과 창조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포식 이후 전국 각지에서 동참의 물결이 일었다. NH농협 재직 동문회에서는 동문들에게 성금을 모아 1억 원을 되돌려주기로 약정했다. 의학전문대학원 동문회는 2000만 원을 한 번에 쾌척했다. 1974년 축산학과를 졸업한 ㈜현대자동차 백효흠 고문은 1000만 원을 약정하고 5000만 원의 발전기금을 별도로 출연했다. 또 경남은행 동문회가 2317만 원, 통영시지부 동문회가 100만 원, 금속재료공학과 동문회가 162만8000원의 기부를 약정하는 등 동문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 대학 정기한 연구부총장 겸 대외협력본부장은 “정년퇴직 때까지 일정액을 내겠다며 연락해 온 동문도 있고, 3년 5년 10년 등 기간을 정해 장학금을 되돌려 주겠다는 동문도 많다”며 “무엇보다 동문의 자발적 참여가 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라고 자랑했다.

동문이 아닌 참여자도 많다. 경남 김해시의 ㈜화진정밀 강성근 회장은 지난해 3월 권 총장에게서 이 운동의 취지를 듣자마자 즉석에서 300만 원을 건넸다. 당시 강 회장은 “가정 형편 탓에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못 배우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경남 진주지역 ROTC 13기 동기모임 회원 9명은 경상대 영어영문학과 김길수 교수의 설명을 듣자마자 300만 원을 건네기도 했다. 이 밖에도 고영진 전 경남도교육감, 강순복 전 진주교육장을 비롯해 정병환 함양고등학교 교사 등 경남도내 교육계의 참여도 잇따랐다.

운동 열기 확산… 2년 만에 700명 참여

경상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700명으로부터 6억1773만4000원을 약정받았다. 경상대 교직원은 196명, 동문회 등 단체 참여 444명, 일반 동문 44명, 기타 16명 등이다. 실제 입금된 장학금은 3억1342만4000원. 경상대는 13일 1억 원을 200명의 재학생에게 건넸다. 권 총장은 장학금 수여식에서 “이 운동을 하면서 우리는 사회에 가슴 따뜻한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재학 당시 국가나 대학으로부터 받은 장학금 덕분에 공부를 마친 졸업생들이 그 고마움을 지금껏 잊지 않고 있었음을 알게 돼 감동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재학생에게 “장학금 되돌려 주기 운동이 경상대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오늘 받는 장학금이 어떻게 마련된 것인지 잊지 말기 바라며 졸업 후에는 선배들의 사랑을 잊지 않고 후배들을 위해 어떤 일이든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상대는 이날 첫 장학금 수여식을 계기로 운동의 재확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단과대 주도로 모금 사업을 추진한다. 졸업생의 정보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학과 및 단과대 단위의 모금 운동을 통해 장학금 되돌려 주기 운동에 새 불을 지피겠다는 것.

경상대는 이 운동을 시작하면서 1987년부터 2012년까지 25년간 6만1259명에게 지급된 장학금 1200억4200만 원의 자료를 기반으로 주소와 연락처가 확인된 8000여 명의 동문에게 장학금 수혜증서를 보냈다. 또 대학 홈페이지와 스마트폰에서 1987년 이후 졸업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장학금 수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재학 시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은 물론이고 장학금을 받지 않은 동문이나 동문이 아니어도 참여가 가능하다. 소액으로 나눠 내도 되고 매월 일정액을 자동 이체할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장학금 되돌려 주기 운동본부(대외협력과 055-772-0263∼4)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경상대는 권 총장이 취임한 201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89억 원의 발전기금을 모금했다. 2012년 49억4700만 원, 2013년 38억9700만 원, 2014년 100억4200만 원 등이다. 후원 대상은 61곳에서 97곳으로 늘렸다. 또 대학 내 장학재단 등을 발전기금재단으로 편입하는 노력을 통해 기본재산을 94억 원에서 164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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