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감사관 ‘내가 서방파’라며 협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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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당시 지시 불응 부하직원 진술
“고함-욕설… 선풍기도 집어던져, 보복 두려움에 그동안 말못했다”

음주 감사와 직원들에 대한 폭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서울시교육청 K 감사관이 징계를 위한 문답 과정에서 폭력조직과의 관계를 과시해 부하 직원이 위협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직원은 이후 업무적 신체적 보복을 당할까 두렵다고 감사원에 진술했다.

5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K 감사관은 음주 감사로 물의를 빚었던 7월 말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감사관실 직원 A 씨에게 “O, X로 말하라고. 내가 서방파란 말이야”라면서 고함을 지르며 욕설을 했다고 A 씨가 감사원 감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또 감사원 조사에서 “K 감사관이 앞선(7월 초) 연수 등에서도 이 폭력조직의 간부가 친구라고 말했다”며 “이날 이후 업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보복이나 위해를 당할까 두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그동안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폭력조직과 관련된 K 감사관의 발언을 공개하지 않다가 감사원의 감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이를 밝혔다. 또 A 씨는 “K 감사관이 이 발언 이후 고함과 폭언을 계속하다가 선풍기를 내 옆으로 집어던진 뒤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들에 따르면 K 감사관은 7월 2일 감사관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역량 강화 연수에서도 폭력조직과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 커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했다는 것. 한 직원은 “K 감사관이 ‘친구가 폭력조직 간부가 되어 내가 가면 식사 대접을 하면서 술도 사주고 접대를 융숭하게 해 준다’고 자랑하듯 얘기했고, ‘변호사 시절에 법으로 이기지 못할 것 같은 사람을 만나면 폭력조직 친구가 내 말을 다 들어주니 조직을 시켜서 어떻게 하고 싶었다’는 식의 위협적인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K 감사관에 대한 퇴출 시위와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는 이점희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폭력조직 발언’이 전해진 뒤 “위협을 느낀다.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firedy@donga.com·임현석 기자
#음주감사관#서방파#부하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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