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노무현부터 박근혜까지… 짝퉁 ‘대통령 시계’ 전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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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장-서명 새긴 시계 문자판… 1개당 1000원씩 도매업자에 넘겨
온라인 장터서 10만원에 거래

“박근혜 대통령 이름이랑 휘장 새겨진 시계 좀 구해 주소.”

시계 도매업자 원모 씨(69)는 올해 1월 경비원 최모 씨(57)로부터 대통령 서명과 휘장이 새겨진 시계를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기술자 윤모 씨(56)를 찾았다. 윤 씨는 과거 ‘가짜 이명박, 노무현 시계’를 만들다 적발돼 집행유예를 받은 적이 있다. 업계에서 ‘대통령 시계 제작 전문가’로 불렸다. 윤 씨는 대통령 서명과 휘장이 새겨진 시계 문자판 10개를 만들어 넘겼다.

윤 씨가 개당 1000원에 넘긴 문자판은 원 씨와 최 씨의 손을 거치면서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최 씨의 지인 이모 씨(44)에게 넘어갈 땐 가격이 개당 5만 원으로 올랐고 이 씨는 이 시계들을 온라인 중고물품 거래 장터에서 10만 원에 팔았다. 업계에서는 박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권력의 상징처럼 비칠 수 있다”며 기념 시계를 한정적으로만 제작해 배포했기 때문에 모조 시계가 불티난 듯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호(公記號)인 대통령 휘장 등을 위조해 기념품을 만들면 공기호 위조죄로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13일 원 씨 등을 공기호 위조 및 공서명 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짝퉁#대통령#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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