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야외 탁자 둘러앉아 시원하게 캬~ 전주 명물 ‘가맥’ 축제로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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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 8일 경원동 일대서 열려

전주의 독특한 술 문화인 ‘가맥(가게 맥주)’ 축제가 다음 달 7, 8일 완산구 경원동 한옥마을 인근 ‘가맥거리’에서 열린다. 민간 중심의 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영배)가 구성됐다.

‘가맥’은 퇴근길에 출출해진 직장인들이 직장 근처 슈퍼나 구멍가게에서 맥주에 가벼운 안주를 놓고 하루의 피로를 푸는 술이다. 가맥은 비빔밥, 콩나물국밥, 막걸리와 함께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문화로 꼽힌다. 가맥은 1980년대 초반 당시 도청과 시청 등 관공서가 몰려 있던 중앙동과 경원동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됐다. 초원, 전일, 영광, 도일슈퍼 등이 원조다. 가게 귀퉁이에 탁자 한두 개를 놓고 시작한 가맥은 당시 싸지 않았던 맥주를 비교적 저렴하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급속히 퍼졌다.

여기에 입맛이 까다로운 전주 사람들의 손맛이 더해졌다. 갑오징어나 황태, 계란말이가 안주로 등장했다. 오징어보다 질긴 말린 갑오징어는 망치로 두드려 살을 부드럽게 만들고, 황태는 연탄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과자처럼 바삭하다. 접시에 수북하게 담긴 계란말이는 한 끼 요깃거리로도 충분하다. ‘가맥’을 파는 집마다 갑오징어와 황태구이를 찍어 먹는 양념장이 달라 이를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간장에 물엿, 마요네즈, 청양고추를 넣어 만든 양념장을 사가는 외지인도 늘어갔다.

전주 가맥 집은 현재 300곳 이상이 영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관공서 주변에서 주택가까지 파고들었다. 맥주 한 병에 2200∼2500원, 황태구이 9000원, 계란말이 6000원 선으로 1인당 1만 원 안팎이면 배부르게 맥주와 안주를 즐길 수 있다. 한 유명 가맥집은 하루 저녁에 100상자 이상의 맥주를 파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름철에는 야외 탁자와 에어컨을 튼 실내까지 갖춰 열대야에 잠 못 드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코스가 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메르스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한옥마을과 전통시장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살리기 위해 참신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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