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초등학교 ‘멍투성이 자폐아’ 논란… 양측 학부모 엇갈린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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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체포놀이 빙자 두 차례 폭행”
“일방적 이야기일 뿐… 때린 적 없어”
市교육청 진상조사 착수

피해 학생 부모가 공개한 팔과 다리의 멍 사진.
피해 학생 부모가 공개한 팔과 다리의 멍 사진.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자폐학생이 심한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시교육청은 1일 오후 학생인권옹호관, 학교폭력전담팀, 학생인권교육센터, 강남교육지원청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조사팀 9명을 사건이 일어난 서초구 S초교에 보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주장이 엇갈려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학교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조사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교장, 교감, 피해자인 3학년 A 군(9)의 담임교사를 만나 사건 정황과 처리 과정을 장시간 조사했다. 또 별도 조사 인원 2명을 A 군의 아버지와 변호인에게 보내 A 군의 몸 상태와 사건 경과를 물었다. 조사팀은 A 군의 몸이 회복되는 대로 이르면 2일이나 3일 직접 A 군을 만날 예정이다. 조사를 마친 시교육청 관계자는 “가해자 측에 대한 조사도 진행될 것”이라며 “증거가 없고 주장만 있는 상황이라 진실 규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A 군의 어머니가 지난달 29일 인터넷에 ‘아들이 학교 친구들에게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A 군의 어머니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아들이 5월 11, 13일 이틀에 걸쳐 학교에서 급우들과 일명 ‘체포놀이’를 하던 중 폭행을 당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어른들에게 털어놨다는 이유로 화장실에서 성기 부분을 잡아 뜯기며 보복 폭행까지 당했다”며 멍과 혈흔이 드러난 상처 사진을 공개했다.

A 군 어머니의 신고로 S초교는 5월 29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3명에게 A 군과의 접촉을 금하고, 가해 학생과 학부모에게 특별교육을 2시간 받도록 했다. A 군 부모는 학교의 처벌이 너무 약하다며 서울시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는 한편 경찰에 가해 학생들을 고소했지만 만 10세 미만이라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하됐다. 재심 결과는 22일 나올 예정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학생의 엄마는 “아이가 자신은 A 군을 때리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피해자의 상처는 초등학교 3학년이 낼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며 인터넷에 장문의 반박 글을 올렸다. 가해 학생 3명 중 한 명은 A 군에게 사과를 했고 나머지 두 명은 변호인을 선임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강남#자폐아#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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