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21세기 장성아카데미’ 교양강좌 대명사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 1995년부터 매주 목요일 강연
정관계 등 유명인사 강사로 출연… 20년만에 900회 금자탑 세워

전국 사회교육의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은 21세기 장성아카데미. 매주 목요일 오후에 열리는 강좌에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장성군 제공
전국 사회교육의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은 21세기 장성아카데미. 매주 목요일 오후에 열리는 강좌에 3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장성군 제공
21일 오후 전남 장성군 장성읍 문화예술회관. ‘21세기 장성아카데미’ 900회째 강연이 열린 2층 소공연장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210개 좌석이 부족해 회관 측은 급히 간이의자를 준비했다. 강의에 앞서 ‘오프닝 공연’이 펼쳐졌다. 소프라노 이환희 씨(여·광산대 외래교수)가 ‘오 솔레미오’ ‘꽃구름 속에’를 부르자 청중은 ‘앙코르’를 연발했다. 900회 강연의 주인공은 조용헌 칼럼니스트. 2005년 3월 25일 장성아카데미에 초청됐던 그는 10년 만에 다시 찾은 아카데미에서 ‘호남의 명문가’를 주제로 강론했다.

○ 전국 최고 사회교육 브랜드


전국 지방자치단체 교양강좌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장성아카데미가 900회를 넘겼다. 자치단체 사회교육 프로그램으로서는 전국 최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다’라는 주제로 1995년 9월 15일 첫 강의가 시작된 이래 20년 만의 성과다. 지금까지 내로라하는 정계 관계 학계 재계 예술계 저명인사가 강단에 섰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윤은기 전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임권택 영화감독, 탐험가 허영호, 홍수환 전 복싱 세계챔피언, 방송인 이홍렬, 도종환 시인, 정호승 작가 등이 다녀갔다. 이젠 유명인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거쳐 가야 할 인기 강단이 됐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장성아카데미는 주민과 공무원의 의식 변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매주 강의에 300여 명이 참여해 현재까지 수강 연인원이 33만7410명에 달한다. 장성군 인구가 4만7000여 명임을 감안하면 주민 1명이 7번 정도 강의를 들은 셈이다. 장성아카데미는 전국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경기도의 ‘21세기 희망의 경기포럼’, 충북도의 ‘청풍아카데미’, 대구시의 ‘달성아카데미’ 등 비슷한 형태의 강좌가 200여 개나 생겼다.

○ 최장수 강좌 비결은 변화와 혁신

장성아카데미가 전국 최고의 사회교육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은 끊임없이 변화를 꾀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부터 강의 30분 전에 다채로운 감성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루할 수 있는 강의에 재미와 신선함을 주기 위해 국악 오케스트라 전통무용 마술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8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강의를 지역의 현안과 사회이슈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토크 콘서트’ 형태인 좌장제로 운영하고 있다. 강사와 별도로 전문가를 좌장으로 선정해 연단에서 함께 토론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공직자 참여율이 월등히 높았으나 좌장제를 도입하면서 주민 생활과 연관되는 현안에 대한 논의와 대안 제시로 주민 참여율이 부쩍 늘었다.

‘명강사 명강의 앙코르 특강’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년의 아카데미 역사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매월 한 차례 그동안 다녀간 최고의 강사를 다시 초청하고 있다. 강사 900명 가운데 2회 이상 다녀간 강사가 68명이나 된다. 앙코르 특강을 듣기 위해 광주와 인근 시군에서도 아카데미를 찾는 외지인들도 많다. 장성군은 아카데미 개설 20주년인 9월 필암서원 내 평생교육센터에 ‘장성아카데미 전시관’을 개관하기로 했다. 유두석 군수는 “역대 강사를 장성군 ‘멘토’로 위촉하는 등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1000회를 맞으면 자치단체 최장 강좌로 기네스북에 등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장성아카데미#교양강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