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섬유산업 복합문화시설 DTC 개관 코앞 ‘삐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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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성 떨어져 업체 입주 부진… 시설 임대 계약 된 곳 45% 불과
설상가상으로 최근 관장까지 해임… 개관준비 차질-연계사업 등 제동
핵심시설 섬유박물관 준비도 미흡… 수출 전진기지커녕 제기능 할지 우려

29일 개관하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입주가 부진한 데다 최근 초대 관장까지 해임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 제공
29일 개관하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입주가 부진한 데다 최근 초대 관장까지 해임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동구 팔공로)가 개관(29일)을 앞두고 삐걱거리고 있다. 운영에 필수적인 섬유업체 입주가 부진한 데다 공모로 뽑은 관장이 갑작스레 해임되면서 정상 개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DTC 업무와 상업 판매 시설 120곳 가운데 임대 계약이 된 곳은 54곳(45%)이다. 주변 상가보다 임대료를 10% 낮추고 선착순 수의계약 방식도 도입했지만 계약률이 오르지 않고 있다. 개관 초기 공실률(빈 사무실이 차지하는 비율) 40% 이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섬유 기업이 밀집한 북구 3공단과 서구 염색산업단지, 서대구공단과 떨어져 접근성이 좋지 않은 데다 원래 사무실이 있는 업체들이 임대료 부담으로 입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DTC 관계자는 “원단 생산 공장과 멀어서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리면 해외 바이어들이 불편하다. 큰 이점이 없기 때문에 DTC 운영기관인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임원들도 입주를 꺼릴 정도”라고 말했다.

핵심시설인 섬유박물관 준비도 미흡하다. 당초 민자로 48억 원의 규모의 전시품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29억 원에 머무른 상황이다. 기증 받아 심사 중인 유물이 있지만 개관까지 부족한 전시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6일 이사회를 열고 조호현 DTC 관장의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3월 23일 관장을 선임한 지 40여 일 만이다. 해임 사유는 복무규정 위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조 전 관장 선임 때부터 DTC 안팎에 찬반과 마찰이 일었고 이를 수습하지 못해 해임된 것 같다”고 말했다.

DTC에는 조직 갈등에 따른 인사 실패가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섬유 분야와 직접 연관이 없는 인사들이 DTC 주요 보직에 있으면서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DTC의 한 간부는 “연합회 출신과 부서 칸막이 때문에 업무 협조와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 조 전 관장이 조직 개편을 밀어붙이고 예산 관련 개선 등을 추진해 연합회 이사회와 심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는 개관 이후 새 관장을 공모할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DTC가 애초에 기대한 수출 전진기지 역할은커녕 적자 운영으로 제 기능을 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대구시에 따르면 업체 입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 2019년까지 22억 원 이상의 적자가 불가피하다.

DTC는 대구시와 산업통상자원부가 1130억 원을 들여 총면적 4만9667m²에 9층 규모로 건립했으며 비즈니스센터와 다목적홀, 섬유박물관으로 구성됐다. DTC 관계자는 “관장 해임으로 유명 디자이너 초청 등 개관 기념행사 준비뿐 아니라 섬유 체험 관광과 근처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등과의 연구기반 연계 사업 등 상당수가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DTC#삐걱#섬유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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