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공장 또 유독가스 누출… 인부 3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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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공장 내부점검 도중 쓰러져… 4월에도 가스 누출 13명 경상

SK하이닉스 공장 신축 현장에서 유해 가스가 누출돼 인부 3명이 질식해 숨졌다.

30일 낮 12시 23분경 경기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내 신축 공장(M14)의 10층 배기 덕트(넓이 5m², 깊이 3m) 안에서 점검 작업 중이던 인부 서모(42), 이모(43), 강모 씨(54) 등 3명이 쓰러졌다. 밖에 있던 동료들이 이들을 구조한 뒤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모두 숨졌다. 다른 인부 4명도 두통을 호소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이날 오전 배기 덕트 시험 가동 뒤 사고 발생 20여 분 전 서 씨 등이 내부 점검을 위해 들어갔다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시험 가동 뒤 남아 있던 유해 가스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질소 또는 액화천연가스(LNG)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유가족 여러분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힘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사고가 발생한 M14 건설 공사를 안전 진단과 대책 마련이 끝날 때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희생자들은 마스크 등 별도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배기 덕트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균 SK하이닉스 환경안전본부장(부사장)은 “신규 구축 중인 설비이고 산소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한 뒤 들어가도록 돼 있어 안전 장구 착용에 대한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덕트 진입 전 산소 농도 측정 절차를 이행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당시 현장 인부들과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 임직원을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한편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는 지난달에도 절연제 용도로 쓰이는 지르코늄옥사이드 가스가 누출돼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D램 반도체 공정에서 이산화규소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명이 치료를 받았다.

이천=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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