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최연소 불상 감정사’ 모조품 30억에 팔려다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7일 14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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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통일신라시대 불상이라니까요? 딱 보면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귀한 겁니다.”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원모 씨(38)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전모 씨(60) 등 2명을 설득하느라 열을 올렸다. 자산가인 전 씨 등이 고미술품 수집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원 씨는 가짜 불상 7점을 놓고 진짜라고 소개하기 시작했다. 원 씨는 “내가 국내 최연소 불상 감정사다. 이것들은 정말 좋은 물건”이라며 “감정가 50억 원이지만 특별히 30억 원에 넘기겠다”고 꼬드겼다.

하지만 전 씨 등은 처음부터 원 씨를 믿지 않았다. 공격적인 말투에 눈이 충혈 돼 있다는 점이 거슬려 경찰에 미리 신고한 상태였다. 인근에 잠복 중이던 경찰은 카페에서 원 씨를 체포했다.

감정결과 불상 7개 중 5개는 모조품이며, 2개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전혀 없는 것들이었다. 불상 감정사라는 말도 거짓임이 드러났다. 또한 필로폰 투약 여부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원 씨를 사기미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원 씨를 상대로 가짜 고미술품을 구한 경로 등을 추궁하고 있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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