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벤틀리 폭주’ 청년 기업인, 사고직전 졸피뎀 다량복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1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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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강남 일대 대로에서 연쇄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강남 벤틀리 폭주 사건’의 주인공 물티슈 업체 몽드드 전 대표 유정환 씨(34)는 사고 직전 마약류 의약품인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11일 유 씨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 절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도주차량 등 6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지난달 10일 토요일 오전 7시30분경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의사 처방없이 구한 수면제 졸피뎀 6~7정을 물과 함께 복용했다. 무면허 상태였던 그는 약에 취한 채로 자신의 벤틀리 차량을 몰고 나와 8시5분경 강남구 논현동의 편도 6차로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유 씨는 그대로 도주해 10여분 동안 체어맨, 아반떼, SM7 승용차를 잇달아 추돌했다.

추돌 사고 때문에 벤틀리 차량을 더 몰 수 없게 되자 강남구 언주로의 한 미용실 앞에 시동을 켠 채 정차돼 있는 A 씨의 아반떼 승용차를 훔쳐 타고 달아났다. 당일 결혼식이 예정돼 있던 A 씨 차에는 신랑 예복과 전시용 사진 등이 실려 있었다고 한다. 결혼식 메이크업을 받고 있던 예비부부는 결혼식장인 충남 공주로 이동할 차량을 도난당해 버린 것이다.

그 이후에도 계속된 질주는 금호터널 안에서 BMW 차량을 들이받고서야 끝이 났다. 유 씨는 경찰이 불구속 입건한 뒤 귀가시키자 오후 1시쯤 서울 청담동 자신의 빌라에서 다시 졸피뎀 6~7정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 씨는 지난해 8월부터 5차례 걸쳐 회사 직원들을 시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받아오도록 해 졸피뎀 64정을 구했으며, 사고 닷새 전인 1월 5일에는 태국 파타야의 한 호텔에서 히로뽕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면증 치료용 수면제로 쓰이는 졸피뎀은 장기간 복용하면 환각증세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한다. 유 씨는 29세에 자본금 800만 원으로 유아용 물티슈 제조업체 몽드드를 창업해 수백억 원대 자산을 모으며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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