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허브공항 지켜라” 환승객 유치 나선 인천공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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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승객 줄어 ‘동북아 허브’ 비상등
中항공사 연계 패키지 상품 개발하고 신규 취항 항공사엔 인센티브 주기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2층 환승구역에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4일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 경쟁 공항이 지난해 국제선을 확충하며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감소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2층 환승구역에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4일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 경쟁 공항이 지난해 국제선을 확충하며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감소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박완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60)은 지난해 12월 세계적 여행 전문지로 불리는 글로벌트래블러가 선정한 ‘세계 최고 공항상’을 받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다. 박 사장은 출장 첫날부터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둘러본 뒤 교류방안을 협의하고, 시상식에 참가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다음 날 애틀랜타로 날아가 64개국에 106개 국제선을 운항하는 메이저 항공사 델타항공 사장을 만났다. 일본 나리타 공항을 아시아 허브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델타항공의 환승노선을 인천공항에 유치하기 위해서다. 박 사장은 “인천공항이 나리타 공항에 비해 중국과 동남아 노선이 많아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 국적 항공사와 긴밀하게 협조해 올해 환승노선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인천공항 환승객을 더 늘리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환승객은 ‘허브 공항’을 가늠하는 중요 지표. 세계 서비스 1위 공항인 인천공항의 환승객이 줄어 ‘동북아 허브 공항’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환승객은 개항 첫해인 2001년 162만7000명에서 출발해 2005년에 300만 명을 돌파했고 2010년에 500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환승객 증가율이 2011년 9.0%, 2012년 21.1%, 2013년 12.5%로 매년 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환승객이 725만1000명으로 2013년 771만 명에 비해 46만 명(6.0%)이나 줄었다.

환승객이 급감한 최대 원인으로 중국 항공사가 장거리 국제선을 많이 늘린 점이 꼽힌다. 경쟁 공항인 베이징 공항은 지난해 해외 직항노선을 약 15%나 늘렸다. 이 여파로 중국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미주지역으로 가던 환승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선 위주로 운영되던 일본 하네다 공항이 지난해 3월부터 국제선을 3개에서 16개로 늘린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지방에 사는 승객들이 인천공항을 이용하지 않고 하네다 공항을 통해 외국으로 직항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길목에 자리 잡은 두바이 공항을 터전으로 하는 에미레이트항공의 할인 공세도 거세다.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내세워 인기 노선을 확장하면서 인천공항을 이용하던 동남아, 유럽 지역 환승객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 국적 항공사들은 지난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환승객을 늘리기 위한 장단기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17년까지 인천공항의 환승객을 1000만 명으로 늘리는 데 필요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연구용역을 올해 실시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관광 수요가 많은 중국 베이징과 광저우, 쿤밍 등의 항공사와 여행사를 찾아 환승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과 함께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항공요금이 저렴한 저비용항공사(LCC)를 유치해 중·단거리 노선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새로 취항하는 항공사에는 공항 사용료 등을 깎아주는 인센티브 등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항공편 스케줄 조정 등을 통해 환승기의 심야 운항을 늘린다. 또 주요 글로벌 항공사의 아시아 지역 허브기지를 인천공항으로 이전을 유도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올해 해외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환승객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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