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버려진 도심 건물 옥상… 문화 쉼터로 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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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백화점에 하늘공원 조성… 공연-전시회 등 열려 시민들 호평
대구시 ‘푸른 옥상가꾸기 사업’ 확대… 2018년까지 500곳 추가 조성키로

2일 대구 동구 안심도서관 옥상 쉼터에서 이용객들이 금호강 풍경과 커피를 즐기며 책을 읽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2일 대구 동구 안심도서관 옥상 쉼터에서 이용객들이 금호강 풍경과 커피를 즐기며 책을 읽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강바람을 느끼며 책을 읽으니 기분이 더 좋네요.”

직장인 김수민 씨(31·여)는 대구 동구 금호강변로 안심도서관의 옥상 쉼터에서 가끔 독서를 즐긴다. 그는 “봄이면 꽃향기와 햇살이 책읽기에 좋은 분위기를 만든다.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라고 말했다.

2012년 개관한 동구 1호 구립 안심도서관은 옥상 385m²에 정원과 쉼터를 꾸몄다. 매년 상·하반기 이곳에서 모닥불 문화프로그램도 연다. 1박 2일 동안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고 퀴즈를 풀고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다. 이재민 문헌정보팀장은 “옥상 쉼터 덕분에 도서관 전체를 체험놀이시설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도심 건물 옥상을 휴식과 쉼터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처음에는 부족한 녹지공간 확충과 도시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했지만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9층 옥상은 600m²의 공간에 수십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아 유럽풍 공원 분위기를 낸다. 벤치와 파라솔, 전망대가 있어 편안한 휴식처가 되고 있다. 음악공연과 전시회도 틈틈이 열린다. 백화점 고객의 호응이 높다.

수성구청 별관 6층 옥상 260m²에는 나무 440여 그루와 쉼터, 분수 등이 조화롭게 꾸며져 있다. 나무의자와 큰 마루 등의 편의시설을 갖춰 구청 직원뿐 아니라 시민들도 즐겨 찾는다. 대구시는 올해 4월에 개통할 예정인 도시철도 3호선 주변 건물 옥상에 하늘공원을 조성했다. 모노레일은 지상 7∼29m 높이에서 운행해 옥상이 잘 보인다. 지난해 2∼12월 6억여 원을 들여 57곳의 하늘공원을 꾸몄다. 채소나 꽃을 키우는 옥상밭이나 휴식과 여가를 활용하는 잔디공원, 휴(休)정원 등 유형이 다양하다. 건물 환경을 개선하고 냉난방 에너지 비용까지 절감해 건물주의 반응이 괜찮은 편이다.

시는 2007년부터 공공기관과 민간 건물 172곳의 옥상을 공원으로 바꿨다. 총면적은 3만2500m²가 넘는다. 옥상공원은 냉난방 에너지를 연간 16%까지 줄이고 도심 열섬 현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푸른 옥상 가꾸기 사업을 확대한다. 2018년까지 110억 원을 들여 옥상 500곳, 6만2000m²를 녹색공간으로 개선키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옥상 면적이 65m² 이상이면 가능하다. 공사비는 면적과 유형별로 50∼80% 지원하고 나머지는 신청자가 부담한다. 최대 지원비는 3600만 원. 신청은 이달 9∼27일 홈페이지(daegu.go.kr)에서 서류를 작성해 구군에 방문 신청 또는 팩스로 신청하면 된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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