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대생 모집후 몸값 높아진 서남大인수 4파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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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예수병원-명지병원-중원大-부영건설 등 4곳 공모 참여
20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계획

이사장의 교비 횡령 등으로 지난해 정부로부터 경영부실 대학으로 지정된 전북 남원시 서남대의 재정 정상화를 위해 모두 4곳이 인수전에 참여했다.

학교법인 서남학원에 따르면 5일 마감한 ‘학교법인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자’ 모집 공고에 모두 4곳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6일 밝혔다. 전주예수병원과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 충북 괴산군 중원대, 부영건설이 공모에 참여했다. 당초 성남의 분당제생병원이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같은 대순진리회 소속인 중원대 명의로 제출했다. 인수의향서에는 의과대학 정상화와 재정 안정을 위한 투자 및 출연 계획, 대학 발전 계획, 제출 법인의 현황 및 자산평가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남대 재단법인은 이날부터 인수의향서 평가위원회를 발족하고 접수된 의향서를 심사해 20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평가위원회는 총장과 교수협의회장, 학생대표, 이사회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법인 측은 재정 지원을 통해 의과대학을 포함한 학교 및 법인을 실질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 측은 단기적으로 학교가 정상화되는 데 300억 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선정 결과는 교육부에 제출돼 사학분쟁조정위를 통과하면 서남대 관선이사 체제는 새 재단에 의해 선출되는 정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법인 측은 “우선협상자 선정은 대학과 법인의 재정 안정에 기여할 곳을 찾는 절차”라며 대학 인수와는 선을 긋고 있지만, 사실상 대학 매각을 위한 사전 절차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선협상자가 대학의 재정 안정과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지와 이행 여부에 따라 이후 서남대 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전주예수병원은 지역 연고와 의과대학의 타 지역 이전을 우려하는 전북도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수도권 병원들도 신규 허가가 어려운 의대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강한 인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호 서남대 부총장은 “재정 형편이 좋은 곳이 응모해 절차가 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하반기 안에 학교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지역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서남대 의대 유치 활동에 대해 “당초 남원을 중심으로 한 지리산권 의료 사정을 감안해 의대가 허가됐기 때문에 타 지역 이전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서남대는 이홍하 이사장이 2013년 교비 1000여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폐교 위기를 맞았으며, 지난해 8월 교육부에 의해 구 재단 임원 승인이 취소되고 8명의 관선 임시이사가 선임됐다. 지난해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의대 신입생 모집이 가능해지고 몇몇 병원이 인수에 나서면서 몸값이 높아졌다. 교육부가 감사를 통해 지난해 6월 의대 신입생 모집을 정지시켰으나 11월 법인 측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한 ‘의예과 입학정원 모집정지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 의대생 49명을 수시와 정시로 모집 중이다.

서남대는 현재 남원캠퍼스에 의대와 간호학과 물리치료학과 등 11개 과에 800여 명, 충남 아산캠퍼스에 공대와 인문대, 치위생과 등 23개 학과 18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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