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중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50대 의문사… 국내 첫 사례
치사량의 15.7배 검출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에 중독되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을까.

최근 국내에서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한 희귀 사례가 보고돼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니코틴 패치를 몸에 18개나 붙여 사망한 사례가 보고된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 니코틴 중독이 주된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중앙법의학센터 박소형 법의관팀은 대한법의학회지 최근호를 통해 “얼마 전 경찰로부터 부검을 의뢰받은 한 남성의 사인이 니코틴 중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56세 남성은 부검 결과 혈중 니코틴 농도가 L당 58mg으로 측정됐다. 일반적으로 혈중 니코틴 농도는 L당 0.17mg일 때 안전한 수준. L당 3.7mg 이상이면 치사량이다. 숨진 남성은 이보다 15.7배나 더 되는 니코틴에 중독된 셈이다.

키 170cm에 몸무게가 62kg인 이 사망자는 니코틴 중독 외에 다른 사인이 될 만한 내상이나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검에 참여한 법의관팀은 “어떤 경로를 통해 니코틴에 과다하게 노출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니코틴 독성에 중독돼 숨진 희귀 사례”라고 말했다.

니코틴은 뇌로 전달되면 뇌에서 스트레스 해소 등에 작용하는 도파민을 분출하게 한다. 담배에 중독된 사람들은 뇌에서 니코틴이 떨어져 도파민이 부족하게 되면 습관적으로 흡연을 한다. 이성규 대한금연학회 홍보이사(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사)는 “니코틴 같은 발암 물질은 중독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니코틴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전자담배는 니코틴 사용량을 조절하기 힘들어 쉽게 중독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니코틴 중독 사망#의문사#니코틴 치사량#담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