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흥수 인천 동구청장, 교육환경 개선 약속하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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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연수구 소재 중학교로 보내

“자식이 나쁜 길로 빠질 것을 걱정한 부모의 마음이었다. 고등학교는 당연히 관내 여고로 입학시킬 것이다.”

7월 취임 후 구도심인 동구 교육 활성화를 강조해 온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53)이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을 연수구의 ‘인천여중’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동구 직원들조차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200억 원 규모로 장학재단 설립기금 조성에 나서는 등 관내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 온 이 청장은 “교육 환경 때문에 동구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 청장이 정작 자신의 딸은 왜 연수구의 중학교에 보낸 것일까.

이 청장 딸은 5세 때 태권도에 입문했다. 165cm에 60kg의 당당한 체격에 태권도 공인 4품(4단)이다. 태권도 국가대표를 지낸 이 청장의 영향을 받았다. 이 청장의 딸은 동구 S초교를 졸업한 후 관내 유일한 남녀공학인 H중학교에 입학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박문여중(현재 송도국제도시 이전)이 있었지만 동구 화수동에서는 학군이 달라 입학이 불가능했다.

그런데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딸은 “남녀공학에 다니기 싫다”며 떼를 썼다. 이유를 알고 보니 S초교 선배들 중 ‘일진’이 H중학교에 있었다. 이 청장 딸은 일진 선배들과 중학교 생활을 하는 것이 싫어 입학을 꺼렸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 청장의 부인은 H중학교에 딸을 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결국 이 청장의 딸은 인천여중 입학 전부터 연수구 이모 집에서 6개월 정도 거주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지금은 이모 집이 불편해 화수동 집에서 통학을 하고 있다. 내년에 고교에 입학하는 이 청장의 딸은 동구 관내 학군인 인성여고나 인일여고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 청장은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구청장에 당선된 뒤 딸을 관내 학교로 전학을 시켜야 했는데 졸업이 몇 개월 안 남았고 딸의 반대 의견도 있어 쉽게 결정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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