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한겨울 굴맛이 그리울땐 충남으로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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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조개-굴 제철 맞아 별미… 태안 신온리엔 빛축제 열려

지난해 처음 시작된 충남 태안군 남면 빛축제는 겨울 밤 색다른 맛을 제공한다(위쪽 사진). 새부리처럼 생긴 새조개는 야채육수에 데친 샤부샤부가 제맛이다. 태안군 제공·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지난해 처음 시작된 충남 태안군 남면 빛축제는 겨울 밤 색다른 맛을 제공한다(위쪽 사진). 새부리처럼 생긴 새조개는 야채육수에 데친 샤부샤부가 제맛이다. 태안군 제공·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갯것’(해산물의 충청도 사투리)을 좋아하는 미식가들에게 가장 행복한 계절은 겨울이다. 겨울 바다는 먹을거리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황토갯벌에서만 성장하는 새조개,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겨울에야 최고의 풍미를 자랑한다. 양념하지 않은 햇김에 따스한 밥 한 숟갈 올려 황토달래간장에 싸 먹는 맛은 일품이다.

이제 먹을거리만 찾아 떠나는 여행은 2%가 아닌 20% 이상 부족한 ‘결핍 여행’이다. 주변에 볼거리, 즐길 거리가 적당하게 어울려준다면 겨울철 여행지로서 최고다. 충남 서해안을 맛있고 멋있는 겨울 여행지라고 부르는 이유다.

○ 새조개와 굴

6일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 식당거리 중간쯤에 있는 ‘남해수산’. 아기 주먹만 하고 소라 색을 띠는 조개가 수족관 안에서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보라색 속살이 새부리 모양인 새조개다.

새조개는 갯벌, 그것도 황토가 섞인 곳에서만 서식하는 특성 때문에 홍성 남당항을 비롯한 천수만 일대, 전남 여수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자란다. 양식이 불가능해 몸값이 비싸다. 12월로 접어들면서 본격 수확돼 이듬해 3월까지 최고 맛을 자랑한다.

남해수산 정해석 씨(51)는 “새조개 요리법이 많지만 야채 육수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샤부샤부가 지존”이라고 말했다. 식당에서 1kg(5만 원 선)이면 3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 새조개가 ‘샤워’하고 나온 육수에 넣어 끓여 먹는 칼국수와 라면, 죽 맛은 최고다. 낙조로도 유명한 남당항 가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다.

겨울철 먹을거리 중 또 하나가 굴이다. 때마침 13, 14일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굴 단지에서 굴 축제가 열린다. 장은리는 서해안 최대 굴 생산지. 관광객에 비해 물량이 달려 구이나 찜용 굴은 경남 통영산을 들여와 판매할 정도다. 내년 2월까지 제맛을 자랑한다.

천북산 굴은 바위에 다닥다닥 달라붙은 것을 일일이 수확하는 강굴도 있지만, 자연산 종폐를 갯벌에 수하식으로 내걸어 키우는 굴 또한 맛이 좋다. 숯불이나 가스불에 올려놓고 입이 벌어질 때 김 오른 속살을 발라먹는 굴구이가 인기다. 육즙을 그대로 마실 수 있는 굴찜, 굴무침과 굴물회, 굴밥, 굴칼국수 등 재료와 요리 방법에 따라 변신을 거듭한다.

구이용 굴은 플라스틱 10kg에 지난해와 같은 3만 원, 굴밥은 8000원에서 1만 원, 굴칼국수는 6000원 선이다. 5만 원이면 굴구이와 굴밥, 굴칼국수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장은리 굴 단지는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에서 승용차로 20분 정도 걸린다.

○ 겨울밤, 해안에서 즐기는 빛 축제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해안가(네이처월드)에서 지난해부터 열리는 빛 축제는 입소문이 나면서 포털 사이트에서도 검색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여행 패키지 상품이 출시될 정도여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주변에 먹을거리와 펜션도 많아 1박 2일, 2박 3일 로맨틱 코스로 제격이다.

어둠이 밀려오면 이곳은 낮과는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다. 축제장 입구에서 시작되는 12m 높이의 거대한 프런티어 조형물이 시선을 잡는다. 70m가량 되는 비닐하우스는 3D 영화를 보는 듯 신비한 우주를 형상화했다. 폐타이어 수백 개로 만든 트로이 목마도 위용을 자랑한다. 해변가 소나무 숲 속에는 영화 ‘아바타’에서나 봤던 이색 풍경을 볼 수 있다. 곳곳에 하트, 풍차, 기차, 배 등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간직하게 해줄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오후 6시에 점등해 오후 10시 반까지 운영된다. 문의는 041-675-9200, 7881

이 밖에 천수만 AB방조제(간월호, 부남호)의 겨울철새기행도 충남 서해안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새조개#굴#태안#빛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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