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학’에 여학생 웃고… 어려운 국어에 남학생 울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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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수능성적표 배부]
수학 약한 여학생들 상대적 이득… 영어 쉬워 서울-지방 평준화 분석도
평가원 성적표 출력시스템 오류, 남녀 바뀌어… 수정뒤 8일 재가동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포된 3일 일선 고교 현장에서는 ‘어려운 국어’와 ‘쉬운 수학’으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다. 일반적으로 여학생은 수학에 약하고, 남학생은 국어에 약해 이 때문에 점수 차가 벌어진 것.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매년 수능 점수를 분석해 보면 국어는 여학생이, 수학은 남학생이 뛰어나고 만점자 비율도 높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국어가 어려워 남학생들의 점수가 낮아진 반면 여학생들의 경우 수학이 쉬워 상대적으로 득을 봤다는 분석이다.

서울 중앙고 3학년 엄모 군(18)은 모의고사 때보다 국어 성적이 크게 떨어져 하향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엄 군은 “평소 1, 2등급을 왔다 갔다 했는데 수능에서 3등급이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남학생들도 “국어는 문제를 풀고 검토할 시간조차 없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고에서는 ‘쉬운 수학’에 만족한다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서울 풍문여고 3학년 조모 양(18)은 “평소 모의고사 수학이 70점 정도 나왔는데 수능에서 82점을 받았다”며 “등급은 모의고사 때와 비슷하게 나왔지만 점수가 올라 만족한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이모 양(18)은 “국어가 다소 어렵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침착하게 풀었다”고 말했다. 이 양은 국어A형에서 1등급을 받았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수능을 성토하는 학생도 많았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지망하는 중앙고 지훈구 군(18)은 “이과는 수학에서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걸러져야 하는데 올 수능은 수학이 너무 쉬워서 변별력이 없었다”며 “실력 싸움이 아니라 실수 싸움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쉽게 출제된 영어가 지방 고교의 선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영어는 어렵게 출제될수록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과 지방의 성적 차이가 가장 커지는 과목”이라며 “이번에 영어가 ‘물영어’ 수준으로 쉬웠기 때문에 수도권의 이점이 사라져 지방 고교가 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별력을 잃은 수능 때문에 학생을 대학에 보내야 하는 진학 지도 교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앙고 진학컨설턴트 안재헌 씨는 “예상 합격선을 분석해보면 서울대 의대와 지방대 의대의 합격선 차이가 국어, 영어, 수학을 다 합쳐 약 두 문제밖에 안 된다”며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동점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는 등 혼란이 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서초고 김경한 진학부장은 “이전에는 수학B 같은 경우 한 문제를 틀려도 1등급에 들었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마지막 문제를 포기하고 나머지 문제들을 꼼꼼히 살피는 전략을 쓴 학생이 많았다”며 “그런데 물수능 탓에 1등급 커트라인이 만점으로 올라가면서 이 전략을 쓴 학생들이 2, 3등급으로 떨어져 난리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성적표 출력시스템이 말썽을 일으켜 또 한 번 수험생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고교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등 온라인에서 직접 성적표를 출력해야 하는 학생들이 성적을 조회하는 과정에서 성적표에 ‘남자’가 ‘여자’로 바뀌어 표시된 것. 수험생의 항의가 빗발치자 평가원은 1시간 15분 만에 시스템 운영을 중단했다.

평가원은 “수험생에 대한 e메일 통보는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나 직접 접속해서 확인하는 부가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오류를 수정한 뒤 8일 오전 9시부터 다시 성적 확인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
#수능#수학#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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