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괴산 ‘왕소나무’ 결국 천연기념물서 해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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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태풍피해후 갖은 소생노력 기울였지만…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주민들의 수호신 역할을 하던 ‘왕소나무’가 4일부터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다. 태풍 볼라벤의 피해를 입기 전 모습(위쪽 사진)과 현재 보존 처리된 모습. 문화재청·괴산군 제공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주민들의 수호신 역할을 하던 ‘왕소나무’가 4일부터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다. 태풍 볼라벤의 피해를 입기 전 모습(위쪽 사진)과 현재 보존 처리된 모습. 문화재청·괴산군 제공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의 일명 ‘왕소나무’(천연기념물 제290호)가 4일부터 천연기념물의 지위를 내려놓는다.

2일 괴산군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열린 분과회의에서 왕소나무를 천연기념물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2년 전 태풍 볼라벤의 피해를 입은 뒤 갖은 소생 노력을 벌였지만 지난해 11월 현지조사 결과 최종 고사(枯死) 판정을 받아 문화재의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4일 발행되는 관보에 천연기념물 해제를 고시할 계획이다. 이로써 삼송리 왕소나무는 1982년 11월 4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후 32년 1개월 만에 그 자격을 내려놓게 됐다.

왕소나무는 삼송리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작은 소나무 숲에 있다. 수령 60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13.5m, 가슴높이의 둘레는 4.91m이다. 줄기의 모습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 ‘용송(龍松)’으로 불렸다. 해마다 1월이면 마을 주민들은 이 나무에서 제사를 지내며 새해의 풍년과 마을의 평화를 기원해 왔다.

그러나 2012년 8월 28일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쓰러졌다. 전문가들이 수세(樹勢) 회복 작업을 벌였지만 결국 고사 판정을 받았다. 문화재청과 괴산군은 보전 작업을 했지만 예전의 당당했던 위용은 사라졌다. 태풍에 쓰러지면서 드러난 뿌리를 잘라내고 외피도 모두 벗긴 채 방부 처리를 한 데다 철제 지주목을 설치해 지탱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삼송리 주민들은 왕소나무 주변의 100∼200년 된 소나무 13그루를 ‘충북도 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충북도에 요구할 계획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왕소나무#천연기념물#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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