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유적지만 8곳… ‘야외박물관’… 區, 탐방길 개발 2015년 4월 공개
‘아파트숲 속 고인돌’ 알리기 나서
대구 달서구 진천길 유적 공원에서 최근 열린 선사시대 탐방길 시범운영 행
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유물을 감상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대구 달서구 조암로(월성동) 월드메르디앙 아파트단지에는 선사시대 흔적 찾기와 역사 탐방길 조성이 한창이다. 이곳에서는 2006년 구석기시대 유물 1만3000여 점이 출토됐다. 나무껍데기를 벗기고 물고기를 손질할 때 쓰였던 좀돌날도 나왔다. 자루가 있는 돌칼인 슴베찌르개와 함께 구석기 문화를 보여주는 주요 유물로 꼽힌다. 이 유물들은 국립대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달서구는 내년에 인근 조암공원을 중심으로 유적지 안내판을 설치하고 관광자원 및 교육 현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달서구 관계자는 “대구에는 청동기 유물이 주로 출토됐지만 월성동 유적지가 대구의 구석기시대를 처음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인 만큼 다양한 문화행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서구가 곳곳에 선사시대 유적지를 연결하는 탐방길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시설정비와 시범운영을 마치고 4월부터 공개할 계획이다.
달서구에는 선사유적지 8곳과 발굴보존지 14곳이 있다. 김권구 계명대 행소박물관장(한국문화정보학과 교수)은 “달서구는 선사시대 야외박물관으로 불러도 될 정도로 유적의 종류와 수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진천3길(진천동) 선사유적공원이 대표적이다. 6178m²에는 고인돌과 돌널무덤 등 10여 점의 유물을 전시 중이다. 1998년에는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사적 411호)로 지정됐다. 달서구는 올해 10월부터 한 달 동안 이곳과 상인로(상인동) 월곡역사박물관을 잇는 탐방길(2km)을 시범 운영했다. 2002년 문을 연 박물관은 대구지역 의병활동을 보여주는 자료 등 8200여 점이 있다. 시범 코스에는 청소년과 주민 500여 명이 다녀갔다. 참가자들은 “아파트 숲 속에 고인돌이 있는 게 신기하다. 무심코 지나쳤던 돌이 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달서구의 선사유적지는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일부는 도시 개발을 명목으로 10여 년 동안 아파트 대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위치를 알 수 없거나 훼손됐다. 이에 따라 달서구가 올해 6월부터 유적을 정비하는 등 관리에 나섰다.
또 지역문화유산에 관심 있는 주민 29명으로 ‘달서 선사유적 사람들’을 발족했다. 이 단체는 유적 지킴이 활동과 현장 해설을 돕는다. 이국성 회장(53)은 “옛 유적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은 큰 자산”이라며 “소중히 가꾸면서 유적이 가진 의미를 찾으면 마을 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는 최근 ‘주민과 함께하는 선사시대로(路)’를 주제로 책(87쪽)을 냈다. 2018년까지 10억 원을 들여 상인 월성 진천동의 유적을 정비하고 주변 공원과 연계해 역사와 현대가 어우러진 선사시대 탐방길 6코스(5km)를 조성할 계획이다. 곽대훈 달서구청장은 “조상의 혼이 담긴 역사 찾기와 전통 잇기가 관광 개발뿐 아니라 도시 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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