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세종시립의원 2016년엔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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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부족해 예산낭비 심각”

서울대병원이 세종시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세종시립의원이 2016년부터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된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1일 “올해 세종시립의원에 배정된 예산이 48억 원인데 매주 진료인원은 50∼60명, 한달 평균 1000∼1200명에 불과한 데다 조치원읍에 있는 민간의료기관들과 100% 중복되는 만큼 낭비적인 시립의원을 끌고 갈 필요성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세종시에는 노인환자의 입원과 관리를 담당하는 노인요양시설은 있지만 노인들을 위한 전문의료기관이 없다. 서울대병원과 위탁 운영 계약이 끝나는 2016년 세종시립의원을 노인전문병원으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다만 계약만료 전에 계약을 해지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사회인 데다 세종시립의원이 공공의료기관의 기능이 취약한 만큼 치매, 뇌중풍 등 노인 중증질환 전문병원으로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세종시립의원은 검사장비가 충분치 않은 데다 수술실도 없어 의료기관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지만 고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체제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이 병원의 유치가 의미 있는 시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립의원은 유한식 전 시장이 고급 의료서비스 제공을 명분으로 유치했다. 그는 “이전 정부부처 공무원을 비롯한 수도권 이주민들은 서울대병원의 의료서비스에 익숙한 만큼 신도심의 인구 유입과 조기 정착을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따라 시립의원은 지난해 7월 10일 조치원읍 평리 옛 연기도서관을 개조해 문을 열었다. 서울대병원 소속 진료교수 등 의사 12명, 간호사 7명, 보건직 7명 등 모두 49명이 배치돼 의료서비스를 제공했지만 개원 이후 월평균 약 1억30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해 운영난을 겪어 왔다. 그럼에도 우선적으로 충남대 세종병원으로 교두보를 마련한 뒤 2015년까지 충남대병원 제2병원을 세우기로 하는 등 세종시 진출에 나선 충남대병원과 경쟁구도를 형성해왔다.

지역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지역 의료기관들은 본 병원이 가까이에 있어 체계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에 유리하다”며 “다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 도입을 위한 새 시장의 복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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